시중은행 자본적정성 살펴보니…개선 ‘착시효과’

입력 2022-07-04 18:07:57 수정 2022-07-04 18: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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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 BIS비율·보통주자본비율 일부 감소해
래버리지비율 줄어…자본적정성 관리 ‘요주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당국의 '빅스탭'으로 취약계층의 대출 부실이 우려되는 가운데 올 1분기 가계대출 비중이 큰 4대 은행의 자본적정성이 지난해 연말보다 악화했다. 

그 폭은 미미하지만 지난해 연말 대비 국내 시중은행 종합 자본적정성이 거의 변동이 없는 가운데 나온 변화여서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2분기 변화까지 지켜봐야겠지만, 추세적 변화일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자본적정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단순기본자본비율(래버리지 비율)이 감소해 자본적정성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1분기 금융지주와 국내 은행권의 BIS자기자본비율 15.52%로 전분기보다 0.01% 감소하는 데 그쳤다.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2.99%로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시중은행은 국제결제은행의 은행자본규제 기준인 바젤 III를 도입해 자본적정성을 관리하고 있다. BIS·CET1비율은 바젤 III에 포함되는 대표적 지표로 꼽힌다. BIS비율은 은행이 미래의 예상치 못한 손실에 대비할 수 있도록 대출자산에 위험가중치를 둔 다음 자산을 조정해 산출한다.

CET1비율은 은행이 보유한 자기자본 중 신종자본증권 등의 조달액을 뺀 순수 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자본 안전성이 견조하다고 판단한다.

국내 은행권의 가중평균 자본적정성과 달리 국내 여수신 점유율이 높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자본적정성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을 제외하고 BIS비율과 CET1비율 모두 감소했다. 국민은행은 BIS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이 각각 17.7%, 14.97%로 전분기보다 0.23%p, 0.27%p 올랐다. 하나은행의 경우 BIS비율이 전분기와 동일한 17.24%를 유지했고 CET1비율은 15.06%에서 15.21%로 개선됐다.

1분기 신한은행은 BIS비율과 CET1비율은 각각 17.89%, 14.65%로 전분기에 견줘 0.29%p, 0.07%p 줄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BIS비율은 15,75%로 0.45%p, CET1비율은 12.84%로 0.11%p 감소했다.

다만, 단순기본자본비율만 놓고 보면 양상은 달라진다. 시중은행 4곳의 평균 래버리지비율은 2021년 1분기 5.52%에서 3분기 5.61%로 소폭 증가하다 4분기(5.39%)를 기점으로 꺾였다. 올해 1분기에는 전분기보다 0.09%p 줄어든 5.30%를 기록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지난 3분기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6%대를 넘겼던 국민은행은 작년 말 5.76%까지 떨어졌다가 1분기 0.01%p 개선된 5.77%를 기록했다. 이외 나머지 은행의 래버리지 비율은 일제히 하락했다. 하나은행이 작년 말 5.64%에서 올해 1분기 5.44%로 0.20%p 줄었고, 우리은행이 4.90%에서 4.80%, 신한은행이 5.28%에서 5.20%로 감소했다.

단순기본자본비율은 총 위험노출액 대비 기본자본을 나눠 산출하는데 래버리지 비율이라고도 불린다. BIS비율과 함께 은행의 위기 대처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꼽힌다. 분모에 해당하는 위험가중자산 산출 시 대출 자산의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 적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자본적정성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은행의 래버리지 비율이 감소한 건 대출자산 상승세가 커지면서 위험가중자산도 크게 늘어난 까닭이다. 1분기 시중은행 4곳의 위험가중자산은 728조원으로 전분기(717조원)보다 11조원 증가했다.

위험을 내포하는 대출자산이 크게 늘어 자본적정성이 후퇴한 만큼 시중은행이 건전성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당국은 래버리지 비율을 통해 금융사의 경영실태를 평가하는데 이 비율이 7%이상일 경우 1등급 △ 6% 이상 2(+)등급 △ 5% 이상 2(0) 등급을 부여한다. 당국이 시중은행에 권고하는 최소 비율 4% 이상이다. 

시중은행의 래버리지 비율이 권고치를 웃돌고 있긴 모두 2(0) 등급 수준이어서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한 데다 금융당국이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당부한 시점에서 자본적정성이 후퇴했다는 것은 앞으로 자본확충 등 적극적인 자본관리 필요성이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중은행은 자본확충을 통해 건전성 관리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3000억원, 323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 조달에 성공했고 하나은행도 296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순기본자본비율이 조금 떨어졌지만 BIS비율이나 보통주자본비율은 당국에서 권고하는 이상의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자본적정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시중은행들이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본 확충을 한 만큼 자본적정성은 견고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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