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쪼그라든 중·저신용자 비중…‘CSS’ 고도화로 활로 찾나

시간 입력 2022-05-23 07:00:08 시간 수정 2022-05-20 17: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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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신용 취급 비중 갈수록 줄어…한 자릿수에 그쳐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사활…중·저신용 대출 경쟁력 높인다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 안 하는 저축은행 비율 추이. <자료제공=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들이 중·저신용 대출 취급이 줄어든 모습이다. 그사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를 바탕으로 연체리스크를 줄이며 중금리 대출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서민금융의 전통 강자로 꼽혀온 저축은행들은 줄어든 입지를 만회하고자 자체 CSS 개발을 모색하는 등 활로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23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4월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가운데 중·저신용자(신용점수 600점 이하)에게 대출을 아예 내주지 않는 비율이 32.3%로 나타났다. 29%였던 지난해 4월보다 3%포인트 더 증가한 수치이다.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 비중 역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600점대 이하 신용대출 비중을 4.52%에서 28.39%로 대폭 확대한 우리금융저축은행 등을 제외한 나머지 저축은행은 일제히 취급 비중을 줄였다.

저축은행업계에서 규모가 제일 큰 SBI저축은행은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중금리신용대출 ‘사이다대출’을 운영 중이지만 이들 비중은 0.04%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처럼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주더라도 취급 비중이 한 자릿수이거나 소수점 자리에 그치는 경우가 다수였다.

이에 따라 오랫동안 중·저신용 대출 시장을 장악해온 저축은행의 입지도 좁아졌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시도하는 이유에서다. 인터넷전문은행을 비롯해 핀테크 금융 업체들은 자체 CSS 고도화를 통해 중·저신용자를 비롯한 금융 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들의 대출 문턱을 낮췄다.

P2P금융으로 알려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의 중·저신용 대출시장 진입도 잠재적 위협 요인이다. 

이에 저축은행도 중·저신용자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CSS 고도화가 진행될수록 중·저신용자 대출 역시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3월 NICE 신용평가와 협력해 표준 CSS 3.0 시스템을 마련했다. 디지털 심사 트렌드를 반영해 부동산 시세나 구매 정보, 소액 결제 정보 등 비금융 정보를 통합해 신용점수를 산출하기 때문에 중·저신용자에게 특화된 평가모형으로 평가된다. 현재 79개 중 46개의 저축은행이 표준 CSS 3.0에 참여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중금리대출 활성화 정책에 적극 부응해 CSS3.0이 서민금융 공급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중심 평가시스템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자체적으로 CSS 고도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인공지능 기반 CSS를 도입해 대출상품 심사에 적용했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자체 CSS 개발을 통해 신용 이력이 거의 없어 대출이 어려운 신파일러와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주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에 따르면 실제 신용점수가 500점대인 저신용자도 중금리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규제나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인해 중·저신용 대출 취급 비중이 줄어든 건 맞지만 CSS 고도화가 진행될수록 중·저신용 대출 비중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중·저신용자의 원활한 자금공급은 물론 잠재 고객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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