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혁신 스타트업 껴안기…디지털 생태계 내 생존경쟁 일환

시간 입력 2022-05-22 07:00:03 시간 수정 2022-05-20 11: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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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기본…계열사 연계부터 경영 컨설팅까지
스타트업과의 협업으로 디지털 전환 추진

1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디노랩 제1센터에서 디노랩 기업과 그룹사 임직원이 함께하는 네트워킹 행사 '디파티(D-Party)를 개최했다. 우리금융지주 미래성장총괄 전상욱 사장(왼쪽 앞줄에서 4번째)과 우리금융 및 디노랩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우리금융지주>

빅테크와 경쟁 구도로 내몰린 국내 금융지주들이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는 2015년부터 자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의 유니콘 기업화(化)를 꾀하고 있다. 

스타트업과 공동으로 창출한 혁신DNA를 금융지주로 이식해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하고, 디지털 전환 속도전으로 성장중심 축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혁신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인 ‘디노랩’ 참여기업과 그룹사 임직원이 함께하는 네트워킹 행사 ‘디노랩 파티’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지난해 선발된 디노랩 26개사와 우리금융 주요 자회사에서 투자·신사업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참석했다. 또 투자·법률·회계·노무 전문가들을 초빙해 스타트업이 성장하며 겪는 고민을 청취하고 노하우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디노랩은 스타트업에 협업기회와 투자유치, 글로벌 진출, 채용지원, 전문가컨설팅 등 스케일업(Scale-up)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한 스타트업은 총 85개사이며, 21건의 사업협력을 위한 협업과 75건에 대한 706억원 규모 직간접투자도 진행됐다.

일례로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디지털화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디지털 공급망 금융(SCF) 플랫폼 ‘WON 비즈플라자’에 디노랩 스타트업들이 참여했다. WON 비즈플라자는 중소기업의 운전자금 확보를 돕는 고유의 금융기능 외에도 기업의 경영지원 활동을 위한 비금융 B2B(기업 대 기업) 전문몰을 운영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인 디노랩 소속 기업들과 우리은행, 우리에프아이에스 등 자회사 간 다양한 사업협력을 시도하며,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 하나은행은 2015년 6월부터 스타트업 발굴·협업·육성 프로그램 ‘하나원큐 애자일랩’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 선발된 21개사를 포함해 지금까지 총 134개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해오고 있다.

선정된 스타트업에는 △개별 사무공간 △하나금융 전 그룹사 내 현업 부서들과의 사업화 협업 △외부 전문가들에 의한 경영 및 세무컨설팅 △직·간접투자 △하나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글로벌진출 지원 등이 제공된다.

지난해 선발된 12기에는 핀테크 기업 외에도 메타버스, 헬스케어 등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비금융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이종산업 간 제휴를 통한 상호 시너지 창출도 기대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원큐 애자일랩을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직접 발굴·육성하며 동반성장 가능한 선순환 협업 모델을 구축해 왔다”며 “상생 기반의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과 생산적 금융 지원을 위한 하나은행의 노력이 금융 및 산업계 전반에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신한퓨처스랩 8기 웰컴행사에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역시 2015년부터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KB스타터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선정된 156개사를 대상으로 222건의 계열사와의 업무제휴, 1062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우수 제휴 사례로는 ‘인공지능(AI) 은행원’이 꼽힌다. 지난해 선발된 AI 전문 스타트업 딥브레인AI와 KB국민은행이 공동 개발한 AI 은행원은 현재 여의도영업부와 여의도 인사이트점 등에 배치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 간편인증 솔루션 업체 에잇바이트는 KB손해보험, KB저축은행과 모바일 전자서명 및 간편인증 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해 운영 프로세스 효율화에 기여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스타(Star)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창업진흥원의 ‘창업도약패키지-대기업 협업 프로그램’과 KB스타터스의 혜택을 함께 제공한다.

KB금융 관계자는 “Star 프로그램은 도약기에 있는 금융분야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며 “앞으로도 창업진흥원과의 협업을 통해 업체를 발굴하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신한퓨처스랩’ 역시 2015년 시작됐다. 출범 이후 현재까지 총 282개사의 혁신 스타트업을 육성했으며, 직·간접 투자 규모는 595억원에 달한다.

선정된 스타트업에는 신한금융 주요 계열사의 내부 인사와 변리사·변호사·회계사·투자자 등 외부 인사로 구성된 멘토단이 배정된다. 또 투자, 성장·육성, 기업 협업 등 3가지 영역으로 지원 방안을 세분화한 ‘S-멤버십’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신한금융은 혁신성장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트리플-K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서울, 인천, 제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 스타트업 혁신성장 플랫폼 ‘신한 스퀘어브릿지(S² Bridge)’를 구축해 운영 중이며, 일부 참여 스타트업은 2021 중소벤처기업부 ‘아기유니콘 60’ 선정, ‘2022 CES 혁신상’ 4개 부문 및 ‘도전 K-스타트업 2021’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성과를 인정받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퓨처스랩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신한금융은 앞으로도 스타트업 육성을 통한 대한민국의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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