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공급 엇박자에 적격대출 조기마감…대출자들, 은행 돌며 ‘발동동’

시간 입력 2022-02-15 07:00:11 시간 수정 2022-02-15 0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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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중은행, 한도 소진으로 판매 중단
금리 역전현상, 대출 한도 높아 인기몰이
일부 은행, 판매 중이지만 조기 소진 예상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적격대출’ 한도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저금리에 주택 마련 자금을 확보하려는 실수요자들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 변동금리형 상품보다 금리가 낮은 데다 대출 한도가 높아 잔여 취급 여부를 묻는 문의가 이어진 것이다. 일부 은행이 적격대출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마저도 조기 소진 가능성이 점쳐진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14일 고정금리형 주담보 적격대출을 중단했다. 지난 1월 5일 영업을 개시한 지 한 달 여만에 1분기 한도가 조기 소진된 까닭이다. 같은 날 우리은행은 영업을 개시하자마자 당일 2월 한도를 모두 소진했고 NH농협은행 역시 지난달 1분기 한도를 소진해 대출을 중단했다.

적격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은행이 업무 협약을 맺고 진행하는 정책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은행이 대출 취급 후 공사로 대출건을 양도하게 된다. 최대 5억원까지 빌릴 수 있는 데다 40년 간 나눠 갚을 수 있어 주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해 사용된다.

한도가 조기 소진될 만큼 한꺼번에 수요가 몰린 이유는 가입 문턱이 낮고 대출 한도가 높은 영향이 크다.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라는 점에서 보금자리론과 유사하지만 신청 요건이 덜 까다롭고 대출 한도도 보금자리론보다 1억4000만원 더 많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변동금리형 주담보대출 상품보다 금리가 낮아 관심이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보대출 금리는 3.74 ~ 5.24%인 반면 고정금리형 적격대출 금리는 3.5%로 최대 1.74%까지 차이가 벌어진다.

적격대출 공급량이 많지 않다는 점도 조기 마감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2017년 12조원을 넘던 연간 적격대출 공급량은 지난해 약 4조원으로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은행들이 대출금리가 낮아 이 상품의 취급을 꺼리고 점도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아파트 실수요자 인터넷카페 커뮤니티에서는 대출 실행 성공담까지 소개되고 있다. 해당 커뮤니티 이용자는 “우리은행의 경우 점포 영업 전 대기했다가 문을 열자 마자 대출을 받는 ‘오픈 런’ 현상까지 벌어지는 등 적격대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직 적격대출을 취급하는 일부 은행에서도 한도가 조기 소진될 가능성도 커졌다. 현재 시중은행 중 적격대출을 진행하는 곳은 SC제일·SH수협·경남·제주은행이다.

이 가운에 적격대출 한도 소진이 임박한 곳은 수협·경남·제주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SH수협은행과 제주은행의 경우 1분기 한도가 거의 소진됐다. 경남은행은 1분기 한도 90억원 가운데 40억원을 소진해 3월 중으로 1분기 한도가 소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금융공사에서 은행 규모별로 한도를 책정하다 보니 지방은행은 상대적으로 한도가 작다”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조기 마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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