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신 ‘AI 행원’ 채용하는 은행가

시간 입력 2022-02-12 07:00:02 시간 수정 2022-02-11 10: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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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민·농협銀, AI 행원 개발하고 안내업무 등 담당
“인간 일자리 위협” VS “인간의 보조 역할 불과”

<자료=각사>

시중은행이 디지털 혁신의 일환으로 인공지능(AI) 행원 개발·도입에 한창이다. 각 은행 AI마다 특색을 갖춰가며 금융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 등으로 비대면 업무가 늘어난 가운데 일부 대면 영업을 대체할 수 있는 AI 행원이 주목받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 국민은행, 농협은행 등은 최근 AI 행원을 각 점포에 배치했다. 

먼저 신한은행은 지난해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에 AI 기반 업무안내 서비스 기능을 가진 행원 ‘AI 컨시어지’를 설치했다. 신한은행은 실제 사내 공모로 젊은 남·여 행원을 선발한 후 이들을 모델 삼아 AI 행원을 개발했다.

이 AI 행원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가전·IT 전시회 ‘CES 2022(Consumer Electronics Show)’에 등장한 바 있다. 금융권으로서는 첫 참가여서 더욱 주목을 받기도 했던 이 행사에서 신한은행 AI 행원이 외국어로 고객 응대하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CES 2022를 통해 AI 행원이 큰 주목을 받았다”며 “인공인간 아바타 기술 보유업체 ‘마인즈랩’과 디지털 디스크 제조사 ‘효성 TNS’와 공동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도 지난달 26일부터 주요 지점에 키오스크 형태의 AI 은행원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3월 여의도 신관에 체험존을 열고 AI 상담사를 공개한 바 있다. 이 AI 상담사를 은행원으로 업그레이드해 여의도 2개 지점과 돈암동지점에 각각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개발한 금융특화 언어모델 ‘KB-STA’를 시스템에 반영해 고객 응대에 나서게 된다. 

이 AI 행원은 △STM·ATM·미리작성서비스 등 사용방법 안내 △상품 소개 △업무별 필요 서류 안내 △키오스크 설치 지점 위치 안내 △금융상식·날씨·주변시설 안내 기능을 갖췄다. 

농협은행은 AI행원을 정식 행원으로 채용했다. 젊은 직원들의 얼굴을 합성해 남자 AI 행원 ‘정이든’과 여자 행원 ‘이로운’을 완성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영업점에 첫 선을 보인 뒤 올 1월 근무부서를 배치받았다.

이들 AI 행원은 신규직원 직무교육을 마치고 농협은행의 DT전략부 디지털R&D 센터 소속으로 공식 배치됐다. 체험관 방문객 응대, 영업점 투자상품 설명 보조 등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AI 행원에게 사번을 부여하고 실제 직원처럼 신입사원 연수도 함께한다”고 밝혔다.

은행업계의 AI 행원 도입은 비대면과 대면업무의 경계에서 소비자 편의를 도모하고 은행의 디지털 경쟁력 제고, 새로운 마케팅의 수단으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반면 은행들이 대규모 희망퇴직과 공채 축소 등으로 고용 환경이 위협 받는 가운데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가설이 ‘현실’이 돼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 도입이 아직 초기인데다 인간 행원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의 업무가 여전히 광범위하며, 인간 행원이 하는 업무를 AI가 보조하는 정도로 봐야 한다”면서도 “AI 발전을 고려하면 미래를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변화 속도가 빠른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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