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5개월 남겨두고 여권 인사 내정설로 분위기 어수선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우울한 임기 말을 보내고 있다. 김 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27일 종료돼 아직 5개월 이상 남았지만 여권에서 낙하산 인사 내정설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현상)에 빠진 모양새다.
낙하산 인사 가능성에 2010년부터 이어온 내부승계도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은행의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김 행장은 전 영업점 순회 방문을 통해소통을 강화하면서 경영실적으로 버텨내고 있다. 벌써부터 자리싸움으로 조직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김 행장이 어떻게 난관을 극복할지 주목된다.
17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김 행장은 취임 당시 약속 이행을 위해 최근에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임기내 전 영업점 방문이 그의 공약이었다.
김 행장이 취임 이듬해인 2017년 1월 2일 인천 검단산업단지 지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방문한 기업은행 영업점은 578개, 만난 직원만 1만864명에 이른다. 이는 국내에 있는 기업은행 지점 641개 가운데 90.2%에 달한다. 기업은행 점포 10곳 중 9곳을 김 행장이 직접 찾아간 셈이다.
이같이 현장 경영을 강조한 김 행장의 경영성적은 이미 합격점을 받았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동시에 리스크 관리 등에서도 탁월했다는 평가다.
실제 기업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7643억 원으로 전년(1조5085억 원) 대비 17.0%(2558억 원) 늘어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도 이런 고성장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올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5570억 원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에 발맞춰 국내 은행 중 최초로 중소기업 대출 150조 원을 넘겼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3월 기준 155조 원을 넘어섰다. 중소기업대출 시장점유율은 22.7%로 독보적 1위다.
리스크관리도 개선됐다. 기업은행의 1분기 실질 대손충당금전입액은 2671억 원으로 지난해 3010억 원보다 11.3% 줄었고 대손비용률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08%포인트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30%로 지난해보다 0.12%포인트 하락했다.
김 행장이 임기 동안 여러 성과를 거뒀지만 연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여권에서 금융당국 출신 고위 관료, 기획재정부 인사 등의 내정설이 기정사실화되면서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기업은행의 최대주주가 정부여서다. 기획재정부,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은 기업은행의 지분 56.36%를 갖는 최대주주다. 이 때문에 CEO(최고경영자) 인사는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국책은행의 상업은행화를 추진하면서 내부를 잘 알고 경영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조준희 전 행장(2010년), 권선주 전 행장(2013년) 등 김 행장까지 3연속 내부 인사가 은행장으로 발탁됐다.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내부승계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그러나 현정부 집권 후반기 ‘보은인사’ 등 변수와 맞물려 낙하산 인사 가능성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기업은행 내부에서도 부행장과 계열사 CEO 2~3명이 물밑에서 적극적으로 차기 대권을 위해 움직이는 것으로 전해지는 등 적전분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은행의 차기 행장을 둘러싼 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6년에도 권선주 전 행장의 임기를 반년 정도 남기고 각종 내정설이 불거졌다. 당시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차기 행장에 내정 될 것이란 관측이었다. 그러나 그해 10월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급격하게 내부 승진으로 방향을 돌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번 행장에선 현 정부의 정책을 잘 이해하는 인사가 기업은행장을 맞아 혁신성장, 중기지원 등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4연속 내부 인사가 발탁된다고 해도 김 행장이 황교안 전 총리(대통령 권한대행)가 임명한 인사여서 연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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