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뜨는 케미칼 vs 지는 쇼핑 …신동빈 역점사업 주목

시간 입력 2017-03-17 07:24:02 시간 수정 2017-03-17 07: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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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대표 김교현)이 신동빈 회장의 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열정에 힘입어 지난 10년간 증시에서 괄목 성장을 보인 반면 롯데쇼핑은 성장세가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지난 8일 기준 롯데케미칼의 시가총액은 10년 전 2조996억 원에서 12조8361억 원으로 511% 늘어나면서 순위가 20위로 55계단 상승했다.

롯데쇼핑은 같은 기간 시총이 6조6761억 원으로 10년 전에 비해 1조6594억 원(20%) 줄면서 순위도 22계단 떨어진 41위를 기록하는 등 롯데케미칼과 희비가 엇갈렸다.

◇ 신동빈의 '석유화학' 사랑…케미칼, 시총 55계단 올라

롯데그룹은 10여 년 전부터 창업 모태인 유통·식품 사업과 함께 석유·화학을 또다른 성장축으로 육성했다.

석유화학 부문의 도약을 위해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섰다. 2004년 KP케미칼 지분 53.8%를 1785억 원에 사들인 뒤 2009년 파키스탄 PTA(인수금액 706억 원), 2010년 영국 아르테니우스(250억 원)와 말레이시아 타이탄을 1조5000억 원에 차례로 인수했다. 2015년 삼성SDI 케미칼 부문과 삼성정밀화학을 모두 3조 원에 인수했다.

검찰 수사로 무산됐지만 지난해 추정가 2조원 규모의 미국 액시올 인수도 검토했다. 당시 롯데케미칼은 연 매출 4조 원에 이르는 액시올을 사들여 매출 21조 원 이상의 글로벌 12위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스(JAC)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을 통과했다. 주롱아로마틱스 인수금액은 2조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롯데그룹의 석유·화학 부문 강화는 신동빈 회장의 관심과 열정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 회장은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상무로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았다. 그룹 전반을 챙긴 뒤에도 국내외 공장을 시간나는대로 찾을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 지난해 5월 우즈베키스탄 수르길화학단지 완공식에서 "앞으로 석유·화학을 유통과 같은 비중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롯데그룹 측도 "석유·화학은 신 회장이 오랫동안 관심을 보여온 사업이라 앞으로 계속 키워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 의지를 보여주듯 롯데케미칼은 올해 주주총회 안건으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총액한도를 각각 3000억 원에서 2조 원으로 늘린다는 안건을 올렸다. 지난달 자사주 58만3388주에 대한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에 나서 2200억 원도 확보했다.

주롱아로마틱스 인수 추진을 비롯 공격적인 사업 확장도 예고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검찰 수사로 무산됐던 타이탄 말레이시아 증시 상장을 다시 추진 중이다. 여수공장 증설과 미국 루이지애나 에탄분해시설(ECC), 인도네시아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 건설도 추진했다.

◇ 쇼핑, 유통업황 부진에 허덕…시총 22계단 추락

롯데쇼핑(대표 강희태)은 롯데그룹의 고성장을 이끌던 회사였지만 수 년간 성장 정체로 증시에서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 백화점, 할인점, 하이마트, 홈쇼핑, 편의점 등 롯데그룹의 유통사업을 이끄는 회사로 오프라인에 치중됐다.

롯데쇼핑도 다른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마찬가지로 영업 규제와 소비심리 위축, 유통채널 다변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 2012년부터 실적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매출은 8조5080억 원으로 전년보다 390억원(0.5%) 감소했다. 영업적자는 970억 원으로 전년 610억 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중국사업 부진으로 해외시장에서 124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다 판촉비 증가로 국내시장의 수익성도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국내 영업이익은 270억 원으로 전년보다 69%(600억 원) 급감했다.

최근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로 롯데마트의 올해 적자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99개 점포 중 55곳이 1개월간 영업정지를 당한데다 처분을 받지 않은 점포에서는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롯데마트에 대한 추가 영업정지, 불매운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매출 피해도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롯데마트는 중국 매출 의존도가 전체 20%나 된다.

[CEO스코어데일리/ 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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