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롯데, '굴뚝 기업' 변신 중?...석유·화학 4.7조 M&A

시간 입력 2016-08-11 08:36:35 시간 수정 2016-08-18 18: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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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이 그룹 정책본부장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 2004년부터 석유·화학을 육성해온 롯데그룹의 면모가 변하고 있다. 국내·외 대형 매물을 통 크게 사들인 결과, 식품·유통 중심이던 롯데그룹에 '석유·화학'이라는 든든한 날개가 달렸다. 롯데그룹은 장차 석유·화학을 식품·유통과 같은 비중의 양대축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11일 롯데그룹 및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올 상반기까지 28개 기업을 M&A(인수·합병)하면서 총 9조7583억 원(인수금액이 공개된 거래만 합산)을 투입했다. 이 중 절반(4조7741억 원)은 석유·화학 회사 M&A에 들어갔다. 롯데그룹이 영위하는 4개 업종(유통·식품, 건설·레저, 금융, 화학)에서 비중이 가장 높았다.

롯데그룹은 2004년 KP케미칼 지분 53.8%를 1785억 원에 사들인 뒤 2009년 파키스탄 PTA(인수금액 706억 원·부채 포함), 2010년 영국 아르테니우스 사(250억 원)와 말레이시아 타이탄 사(1조5000억 원)를 차례로 인수했다. 또 지난해에는 삼성SDI 케미칼 부문과 삼성정밀화학을 3조 원에 인수하는 초대형 계약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굵직굵직한 M&A를 기반으로 롯데그룹 석유·화학업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석유·화학업의 작년 매출은 11조2699억 원으로 2014년보다 182%(7조2785억 원)나 증가했다. 올해 품에 들어온 삼성SDI의 케미칼 부문(작년 매출 2조6145억 원)을 포함하면 증가폭은 더욱 커지게 된다. 게다가 삼성 화학계열사 인수로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직계열화, 정밀화학 분야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매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M&A는 석유·화학에 대한 신 회장의 애착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신 회장은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상무로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았다. 그룹 전반을 챙기게 된 뒤에도 국내·외 공장을 틈틈이 방문했을 정도로 신 회장의 석유·화학에 애착이 컸다.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화학단지 완공식에서는 "향후 석유·화학을 유통과 같은 비중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롯데그룹 본사(사진=연합뉴스)와 신동빈 회장(사진=롯데)
롯데그룹 본사(사진=연합뉴스)와 신동빈 회장(사진=롯데)

지난 6월 미국 액시올 사(추정가 2조 원) 인수를 검토했던 것도 이러한 기조와 무관치 않다. 롯데그룹은 이 회사를 인수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북미사업 비중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연 매출 4조 원에 이르는 액시올 사를 인수하면, 매출 21조 원 이상의 글로벌 12위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그룹이 대대적인 검찰수사를 받으며 인수 제안을 철회했다.
하지만 석유·화학을 지속적으로 키우겠다는 롯데그룹의 의지는 확고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유통.식품과 석유화학을 그룹의 양대 축으로 삼고 있다"면서 "특히 석유화학은 신 회장이 오랫동안 관심을 보여온 사업이어서 앞으로도 계속 키워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석유·화학은 수익성에서는 이미 두각을 드러냈다. 작년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72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석유·화학 회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60%(1조352억 원)에 달했다. 특히 롯데그룹 석유·화학을 이끄는 롯데케미칼의 순이익만 8703억 원이다. 유통·식품업 중심인 롯데쇼핑은 3044억 원 순적자를 기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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