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신격호 성년후견인' 지정 딜레마

시간 입력 2016-06-23 08:42:25 시간 수정 2016-06-30 09: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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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방향으로)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시계방향으로)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사진=연합뉴스)

롯데그룹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와 상관없이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 공격을 당할 여지가 많아졌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간 두 사람은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을 놓고 "온전하다(신동주)", "온전치 못하다(신동빈)"며 대립각을 세워왔다. 이는 두 사람이 '후계자'로서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쓰였었다.

23일 롯데그룹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5차 심리는 오는 25일로 예정됐다. 지난달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정신감정을 거부하고 퇴원한 신 총괄회장의 의사를 확인하는 자리다. 그가 끝까지 정신감정을 거부할 경우 성년후견인을 신청한 여동생 신정숙씨가 제시한 병원진료 기록을 토대로 성년후견인 개시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나아가 이 결과는 이르면 내달 중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 동안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는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 간 경영권 분쟁에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분석돼 왔다.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이 지정되지 않으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은 온전하며 후계자로 나를 지목했다"고 주장해온 신 전 부회장에게, 지정되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이 온전치 못하다"며 형의 주장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신 회장에게 각각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검찰수사를 받으면서 변수가 생겼다.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이 지정돼도 신 회장이 불리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경우 신 회장은 검찰수사 결과에 대한 책임을 홀로 져야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신 전 부회장도 본인이 내세웠던 '적통 후계자'라는 주장에는 타격을 입지만, 신 회장을 공격할 수단(경영 책임론)을 얻음으로써 되레 공세를 퍼부을 수 있다.

실제로 신 전 부회장은 검찰 수사가 진행된 뒤 즉각 신 회장에 책임을 물었다. 그는 긴급성명을 내고 "이번 의혹의 중심에 있는 신동빈 회장과 그를 지지하고 있는 쓰쿠다 타카유키 대표 등 현 경영진이 모진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듯한 무책임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롯데그룹의 사회적 신용을 되찾고 조기에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경영쇄신을 위한 당사의 주주제안에 찬성해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롯데그룹 검찰수사로 인해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결과가 어떻든 신동빈 회장에게는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며 "현재로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공격할 수 있는 카드가 더 많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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