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프라퍼티 이어 이마트 대표 복귀…책임경영 본격화
정유경, 백화점 부문 경영진 유지하며 안정 기조…사업별 전문성 강화
엇갈린 실적 속 서로 다른 인사 카드…본업 회복·계열분리는 과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서로 다른 인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용진 회장은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에 이어 이마트 대표에도 복귀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고, 인적 쇄신을 통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반면 정유경 회장은 기존 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패션·뷰티 등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직접 경영을 통한 변화에 나선 정용진 회장과 사업 내실을 다지는 정유경 회장의 선택이 향후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신세계그룹은 23일 2027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마트는 정용진 회장의 대표 복귀와 주요 경영진 교체가 맞물리며 변화의 폭이 컸다.
정용진 회장은 2013년 이마트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지 13년 만에 대표이사로 복귀한다. 내년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에 오른 데 이어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 경영까지 직접 챙기며 유통 본업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확장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이번 복귀는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주요 계열사 경영을 직접 맡아 그룹 차원의 전략 수립과 사업 실행 간 연계를 높이고, 경영 성과에 대한 책임도 명확히 하려는 취지다.

김홍극 이마트·SSG닷컴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이마트를 함께 이끌 인물로는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가 발탁됐다. 김 대표는 이마트와 SSG닷컴 대표를 겸직하며 온·오프라인 사업을 총괄한다. 정 회장이 중장기 전략과 신사업을 맡고, 상품기획(MD)·영업 전문가인 김 대표가 현장 중심의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역할 분담이 예상된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 경영진도 새 얼굴로 꾸려졌다. 그룹의 인사와 감사를 총괄하는 경영지원총괄에는 최택원 SSG닷컴 대표가, 홍보와 대관 업무를 책임지는 대외협력본부장에는 박승학 조선호텔앤리조트 레저사업부장이 선임됐다. 전상진 전략실 경영총괄(부사장)은 유임됐다.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는 기존 경영 기조를 유지하는 데 무게를 뒀다. 박주형 대표를 비롯한 백화점 부문의 주요 경영진을 유지하면서 조직의 연속성을 이어갔다.

(왼쪽부터) 허민호 신세계까사 대표이사 내정자, 김덕주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Division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제공=신세계>
패션·뷰티·생활용품 사업에는 외부 인재를 영입해 전문성을 강화한다. 신세계까사 대표에는 허민호 대표가 내정됐다. 허 대표는 CJ올리브영 대표를 10년간 맡아 매장 수와 매출 증대에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앞으로 까사미아와 자주(JAJU) 사업의 확장을 이끌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과 화장품 부문을 분리해 각 사업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표 체제를 재편했다. 김덕주 현 대표가 패션 부문을 맡고, 허 대표가 화장품 부문을 겸직하는 체제다.
두 남매가 서로 다른 인사 기조를 택한 배경에는 계열사별 실적 차이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본업의 수익성 개선에도 자회사 부진으로 연결 실적이 악화했다.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한 1719억원을 기록했지만, 연결 기준으로는 25.2% 감소한 1353억원에 그쳤다.
SSG닷컴은 상반기 영업손실이 514억원으로 확대됐고, 이마트24도 1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스타벅스 운영사 SCK컴퍼니 역시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따른 ‘서머 프리퀀시’ 취소 등 악재가 겹치며 2분기 1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85.5% 줄었다.
반면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는 올해 상반기 주요 사업에서 실적 개선을 이뤘다. 백화점 영업이익은 24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7% 증가했고, 면세점은 지난해 상반기 39억원 영업손실에서 올해 439억원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까사도 흑자로 돌아섰다.
결국 두 남매의 경영 전략은 다르지만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점은 같다. 정용진 회장은 본업 회복을 그룹 전체의 실적 개선으로 연결하고 신사업 투자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 정유경 회장 역시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패션·뷰티 등 전문 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
두 회장에게는 경영 성과 입증과 함께 계열분리의 마무리라는 과제도 남아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2024년 계열분리 추진을 공식화한 데 이어 지난해 정용진·정유경 회장이 이명희 총괄회장의 보유 지분을 각각 넘겨받으며 독립경영의 기반을 다졌다. 다만 양측이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의 지분 관계를 정리하는 작업은 아직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SSG닷컴은 오는 12월 장보기 중심의 존속법인과 패션·뷰티 중심의 신설법인인 신세계몰로 인적분할할 예정이다. 분할 이후 이마트와 신세계 간 지분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지가 계열분리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36명이 신규 임원으로 승진했으며, 그룹 전체 임원 가운데 40대 비중은 18%를 기록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오로지 ‘능력’과 ‘실력’만 평가해 발탁 인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라며 “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재 발굴을 통해 본업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미래 성장 사업에서도 결실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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