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파크, 계열사 빚 상환 아직 먼 일…고금리 감내 속사정

시간 입력 2021-08-06 07:00:10 시간 수정 2021-08-05 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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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월드서 신규 차입…이랜드리테일 차입건 만기일 1년더 연장
제주 등 여행 수요 감안 투자 불가피…고성 테마빌리지 조성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운 이랜드파크에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이 한번 더 손을 내밀었다.

새로 자금을 빌려주는 한편, 상환이 임박했던 기존 차입금도 1년 뒤로 만기일을 미뤄주기로 했다. 당장 호텔 운영과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고금리를 감내하고 계열사에서 자금을 끌어왔다.

6일 이랜드파크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대주주인 이랜드월드에서 663억원을 이달 중 신규 차입할 예정이다. 앞서 빌린 300억원의 대여기간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랜드월드로부터 차입한 금액은 총 1000억원이다.

상환이 임박했던 이랜드리테일에서 차입한 300억원도 만기일을 1년 뒤로 미뤘다.

이랜드그룹은 작년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았지만,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패션과 리테일 사업은 연간 기준 흑자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호텔업은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디다.

그룹 내에선 이랜드월드, 이랜드리테일 다음으로 매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이었으나, 여행 수요가 끊기면서 타격이 가장 심했다.

이랜드파크는 코로나 상황 직전까지 계열사 의존도를 줄이고 재무구조를 정상화하는 과정이었다. 실제, 2019년 한 해 동안 전체 계열사 차입금 가운데, 3분의 1만 남겨두고 모두 상환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다시 또 계열사에 손을 벌리게 됐다.

강원도 및 제주도를 중심으로 여행 수요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감안해 관련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운영 자금을 계열사서 끌어오고 있다.

이랜드파크 측은 "지난해 강원도 고성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는 연간 예약율 만실을 기록하며 특수를 누리고 있다"며 "성장 흐름은 올해 들어 더 가팔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전이 예상되는 투자도 진행 중이다. 고성 설악밸리 인근 약 30만평 부지를 확보해 유럽형 휴양 테마빌리지를 조성, 오는 2029년 오픈할 예정이다.

고성 설악밸리 확장 사업의 경우 이미 자산유동화도 진행된 상태다. 관련해서 자금을 끌어왔다 일부 상환했지만, 600억원 가량 미상환 잔액이 있다. 이자율이 5~6%로 상당 수준 높다. 계열사 차입금도 5% 육박해 고금리이지만, 일반자금 대출 보단 낮다. 계열사에 의존하는 이유다. 이달 신규 차입금에 대한 이자율도 4.39%로 작년 차입금 보다 낮아 유리한 조건에 조달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최근 1% 후반대 금리 조건에서 320억원 규모의 담보부사채를 발행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지급보증을 하면서 좋은 조건에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이랜드리테일이 그나마 재무구조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랜드파크는 사실상 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내기도 버거운 재무 상태다.

코로나19로 상황이 나아지기 전까지 계열사 의존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운영자금 및 재무구조 개선 작업 필요에 의해 기존 대여금을 연정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하반기 실적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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