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T “4F² 기반 6세대 D램 공정 플랫폼 ES 검증 완료”
업계 관행상 메모리 칩 상업화 위한 기술적 준비 마무리
고객사에 연내 4F² 활용 차세대 DDR5 RDIMM 샘플 공급
삼성·SK보다 최소 2년 앞서 첨단 서버용 D램 공개 예고
삼성·SK, 중국 반도체 굴기에 ‘투톱 체제’ 위협 커져
업계 “4F² D램 입증 안 돼…CXMT 계획 ‘종이 호랑이’”

중국 ‘반도체 굴기’ 대표주자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첨단 D램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CXMT는 고도화된 D램 공정 플랫폼을 토대로 연내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를 선보인다는 포부다.
CXMT가 머지않아 첨단 메모리 칩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근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이 K-반도체보다 먼저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출시 한다면, 삼성·SK 중심의 투톱 체제에도 변화가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2일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최근 CXMT는 D램 아키텍처 ‘4F²(포에프스퀘어)’에 기반을 둔 6세대 D램 공정 플랫폼의 엔지니어링샘플(ES) 검증을 마쳤다.
ES는 메모리 제품 출시 전 테스트를 위해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등에 대여하는 시제품이다. 따라서, ES 검증을 마쳤다는 것은 업계 관행상 메모리 칩 상업화를 위한 기술적 준비가 완료됐다는 뜻으로 받아 들여진다. 이와 관련, CXMT는 “ES 검증 성공을 통해 실제 웨이퍼에서 플랫폼의 핵심 성능 목표를 달성했다”며 “고객사 인증을 거쳐 양산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CXMT는 ES 검증을 마친 최초의 메모리 업체다”며 “6세대 D램 공정 플랫폼이 4F²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발됐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확인한 것은 CXMT가 처음이다”고 주장했다.

중국 CXMT 본사. <사진=연합뉴스>
CXMT의 주장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메모리 후발 주자인 CXMT가 첨단 D램 기술 혁신의 선두 주자로 발돋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CXMT가 언급한 4F² 아키텍처는 오늘날 메모리 업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이다. 현재 D램 시장에서는 ‘6F²(식스에프스퀘어)’ 아키텍처가 주류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웨이퍼 제조 공정에서 포토리소그래피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최소 선폭(간격)을 ‘F’라고 일컫는다. 4F²는 메모리 1개 단위의 크기가 ‘F 제곱의 4배’, 6F²는 ‘F 제곱의 6배’라는 의미를 갖는다. 즉 4F²가 6F²보다 더 미세한 회로 구조다.
주목할 점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첨단 메모리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미세 회로 구조 전환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6F²에서 4F²로 업그레이드 되면, 단위 면적 내 트랜지스터 숫자는 늘고 메모리 집적도는 높아진다. 이같은 장점에 힘입어 주요 메모리 업체들은 6F²에서 4F²로의 아키텍처 기술 혁신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메모리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4F² D램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지난 3월 10나노(1nm는 10억분의 1m) 이하 ‘10a’ D램 공정으로 웨이퍼를 제작하면서 4F² 아키텍처 등을 처음으로 적용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은 연내에 4F²를 이용한 10a D램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품질 테스트를 거쳐, 2028년 4F² D램 양산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삼성은 구체적인 양산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F² 관련 로드맵을 공개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던 SK는 최근 4F²와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극자외선(EUV) 기반 미세화와 공정 혁신을 통해 기존 6F² 구조를 추가로 확장할 수 있는 기술적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서는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이 검증된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다”며 “(4F² 아키텍처와 관련해) 기술 구현과 실제 상용화 시점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K는 양산 과정의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이 검증된 6F²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하되, 향후 4F²와 3차원(3D) D램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병행한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이런 와중에 CXMT가 4F²에 기반을 둔 6세대 D램 공정 플랫폼의 ES 검증을 마쳤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첨단 메모리 기술 패권 지형에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더구나 CXMT는 올해 말 해당 아키텍처를 활용한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 제품 ‘DDR5 RDIMM(Registered Dual In-line Memory Module)’ 샘플을 고객사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회로를 돌리고 있다.
앞서 지난달 차오칸위 CXMT 총재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4회 집적회로 및 칩렛 콘퍼런스’에서 “연내 D램 아키텍처 4F²를 이용한 DDR5 RDIMM을 내놓을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차오 총재는 “해당 아키텍처는 D램 트랜지스터 배열상의 혁신이다”며 “CXMT는 4F² 아키텍처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오 총재는 CXMT 4F² 기술의 핵심으로 독자 개발한 ‘수직서라운딩게이트(VSG)’ 트랜지스터를 꼽는다. 채널을 3차원 수직 원통형으로 세우고 게이트가 채널 전체를 둘러싸도록 설계해, 치명적인 누설 전류 문제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면서도 단위 면적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게 차오 총재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만약 CXMT가 4F² 기반 DDR5 RDIMM을 출시한다면, 그간 전 세계 D램 시장을 선도해 온 삼성·SK의 위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올 2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39.4%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24.9%로 2위에 올랐다.
삼성·SK의 D램 시장 점유율 합산은 64.3%로, 전 세계 D램 3개 중 2개는 ‘메이드 인 코리아’인 셈이다.
그러나 CXMT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올 2분기 CXMT의 D램 시장 점유율은 9.5%로, 세계 4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2분기 트렌드포스 조사에서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것과 비교해 불과 1년 새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CXMT의 4F² D램이 시장에 본격 공급될 경우, 삼성·SK의 지배력은 약화될 공산이 크다. 글로벌 빅테크로선 메모리 집적도가 높은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다만 업계에선 CXMT의 주장이 다소 과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월가 증권사 로젠블랫의 케빈 캐시디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CXMT가 (4F² 기반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 제품을 개발하는 것과 신뢰할 수 있는 칩을 경쟁력 있는 비용으로 대량 생산하는 것은 별개”라며 “CXMT의 계획은 ‘종이 호랑이’다”고 평가했다. 또한 일본 증권사 미즈호의 조단 클라인 TMT 스페셜리스트도 “CXMT는 4F² D램의 대량 생산 성공이나 검증된 수율 및 성능을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며 “차세대 DDR5 RDIMM 출시 계획은 단기적으로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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