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자회사 관리 떼고 AI ‘올인’…카카오X는 미래사업 발굴

시간 입력 2026-08-21 16:12:40 시간 수정 2026-08-21 16: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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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AI, 톡·광고·커머스 중심 재편…사령탑에 정신아
카카오X, 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기반 신사업·투자 전담…대표에 김도영
김범수 창업자 지분율은 그대로…‘투자회사 할인’ 막을 NAV 성장·환원이 관건

카카오가 회사를 ‘AI 사업회사’와 ‘미래가치 투자회사’로 쪼개는 지배구조 대수술에 나선다. <이미지=AI로 생성>
카카오가 회사를 ‘AI 사업회사’와 ‘미래가치 투자회사’로 쪼개는 지배구조 대수술에 나선다. <이미지=AI로 생성>

카카오가 회사를 ‘AI 사업회사’와 ‘미래가치 투자회사’로 쪼개는 지배구조 대수술에 나선다. 단순히 사업부를 나누는 수준을 넘어 카카오 본체가 동시에 맡아온 플랫폼 사업과 자회사 관리 기능을 분리해 자본배분과 의사결정 체계 자체를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AI 투자와 사업화는 카카오AI가, 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등 계열사 성장과 신규 투자는 카카오X가 전담한다.

카카오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신설법인 카카오AI와 존속법인 카카오X로의 인적분할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다. 오는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2027년 1월 1일 분할을 완료하고, 같은 달 27일 카카오AI 재상장과 카카오X 변경상장을 추진한다.

이번 분할의 배경에는 카카오 특유의 ‘복합기업 구조’가 오히려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카카오 측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이사회의 비경상적 의사결정 23건, 전체의 약 85%가 본체 성장보다 자회사 지원·관리와 관련된 사안이었다. 최근 1년간 내부 투자심의 안건 32건 가운데 자회사 관련 안건도 84%에 달했다. AI B2C(기업-개인 간 거래) 서비스 사업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본체의 경영자원이 자회사 현안을 처리하는 데 과도하게 소모됐다는 자체 진단이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 본체의 경영자원은 상당 부분 중요한 일이 아닌 급한 일에 쓰였다고 할 수 있다”며 “이를 해소하는 것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정신아 카카오AI 대표 내정자. <출처=연합뉴스>
정신아 카카오AI 대표 내정자. <출처=연합뉴스>

분할 이후 카카오AI는 사실상 지금의 ‘카카오 본체 사업’을 승계한다. 정신아 카카오AI 대표 내정자가 이끄는 카카오AI에는 카카오톡과 AI, 광고, 커머스 등 주요 사업조직이 배치된다. 디케이테크인과 케이앤웍스 등 운영 자회사도 카카오AI 산하에 포함된다. 카카오톡을 단순 메신저가 아닌 이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파악해 탐색·추천·구매·결제까지 연결하는 ‘에이전틱 AI 인터페이스’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정신아 카카오AI 대표 내정자는 “자회사 관리라는 비중 있는 역할을 분리하면서 핵심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명확한 사업구조가 갖춰졌다”며 “앞으로 AI를 중심으로 기존 광고와 커머스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드는 데 모든 자원을 배분하겠다”고 말했다.

사업모델도 AI를 기존 광고·커머스에 덧붙이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카카오는 AI 광고와 에이전틱 커머스, 구독을 독립적인 매출원으로 만들고 2030년 AI 일간활성이용자수(DAU) 2000만명 이상, 카카오톡 체류시간 50% 증가를 목표로 제시했다. 2030년 카카오AI 매출은 6조원 이상, 이 가운데 AI 자체 매출은 1조원을 넘기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카카오AI는 ‘저비용 AI’를 차별화 포인트로 삼는다. 이용자 요청의 절반가량을 온디바이스 경량 모델 ‘카나나 나노’로 처리하고 복잡한 요청만 서버 모델과 전문 에이전트에 연결한다. 회사는 이를 통해 서버 추론비용을 최대 90% 절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 대표 내정자는 “온디바이스 우선 처리와 지능형 모델 라우팅을 통해 성능은 유지하면서 서버 추론비용은 최대 90%까지 절감할 것”이라며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도 추론비용이 선형적으로 늘지 않는 스케일업 가능한 서비스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 <출처=카카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 <출처=카카오>

카카오X는 투자회사로서 그룹사 전반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 김도영 대표 내정자가 이끌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증권의 테크핀, 카카오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카카오픽코마의 콘텐츠, 카카오모빌리티를 3대 축으로 두고 투자와 포트폴리오 관리를 맡는다.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 피지컬 AI, 글로벌 팬덤 등을 차세대 성장 분야로 삼고 신규 사업과 글로벌 혁신기업 투자도 병행한다.

김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X는 미래가치를 키우는 투자전문회사”라며 “카카오가 각 사업에서 제로투원을 해냈던 경험을 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그룹이 가지고 있는 기존 자산을 레버리지한 빠른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금 구조 역시 두 회사의 역할에 맞게 갈린다. 카카오AI는 분할 시점 약 2조3000억원의 현금과 연간 약 7000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력을 기반으로 AI 투자를 자체 충당한다. 카카오X는 약 2조3000억원의 현금성 투자재원에 테크핀·모빌리티·엔터테인먼트 계열사들이 보유한 4조1000억원을 더해 총 6조4000억원의 투자 여력을 확보한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변화가 크다. 분할 이후 두 회사는 독립적인 이사회와 경영체계를 갖추며 기존 카카오의 자회사 관리 컨트롤타워였던 CA협의체와 같은 공동조직은 사실상 역할을 마친다. 김 대표 내정자는 “본건 이후 카카오X를 지주사로 전환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인적분할 이후 양사의 사업 목적이 다른 만큼 독립적인 경영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카카오톡 플랫폼과 자회사 간 사업적 협업은 기존대로 유지한다.

김범수 창업자와 케이큐브홀딩스의 지배력에는 당장 변화가 없다. 인적분할인 만큼 기존 주주가 카카오AI와 카카오X 주식을 분할비율에 따라 동일하게 배정받기 때문에 대주주 지분율도 그대로 유지된다.

결국 이번 분할의 성패는 ‘복합기업 할인’을 없애는 대신 카카오X에 새로운 ‘투자회사 할인’이 붙는 것을 얼마나 막느냐에 달렸다. 카카오는 국내외 증권사의 SOTP(부분합산가치평가) 기준 그룹 잠재가치를 34조2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최근 3개월 평균 시가총액 16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운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계산이다.

카카오X 역시 이를 의식해 순자산가치(NAV) 성장과 할인율 축소를 핵심 핵심성과지표(KPI)로 제시했다. 김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X 산하 자산들의 NAV를 얼마나 빠르게 성장시키는지가 첫 번째 KPI”라며 “성장시킨 NAV가 실제 주주가치로 연결될 수 있도록 NAV 할인을 최소화하는 것이 두 번째 KPI”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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