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DH 최대주주 등극, 배민 분리 매각 변수…“지배력 강화 vs 매각 지연” 충돌
공정위, ‘생태계 심사’ 예고…수수료·노출 알고리즘·데이터 통합 영향까지 본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우아한테크콘퍼런스2025’ 기조연설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진채연 기자>
국내 최대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앞두고, 국내 플랫폼 규제 논란이 재점화 되고 있다. 배민의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가 보유한 우아한형제들 지분을 놓고 우버, 네이버, 알리바바, 메이투안 등이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플랫폼 생태계 전체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인수 후보들은 오는 7월 21일 구속력 있는 인수제안서(바인딩 오퍼)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주관은 JP모건이 맡았으며, DH는 배민 매각가로 약 8조원 수준을 희망하고 있다. 지난 6월 예비입찰을 거쳐 선정된 본입찰 적격후보들은 최근 현장 실사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의 성사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최근 우버가 DH 지분을 36.83%까지 늘리며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배민만 따로 인수하기보다 DH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DH가 배민을 별도로 매각할 유인이 줄어들 수 있고, 주주 간 이해관계가 복잡해지면서 매각 일정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우버가 배민 인수와 함께 카카오모빌리티 투자 가능성까지 타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배달과 모빌리티를 동시에 연결하는 ‘슈퍼 플랫폼’이 현실화될 경우, 독점적 경쟁 체제가 현실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달앱과 호출 플랫폼이 결합하면 이용자 데이터, 광고 집행, 노출 알고리즘, 수요 배분 구조가 하나로 통합돼 플랫폼 간 상호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정위 역시 이 지점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앞서 지난 9일 우버가 배민과 카카오모빌리티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 “각각의 거래만 따로 보기보다는 국내 플랫폼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볼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혁신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심사하는 기준을 대폭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처럼 단순히 시장점유율이나 거래금액 등 정량적 지표만 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플랫폼 결합이 입점업체, 라이더, 소비자, 광고 구조에 미치는 정성적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검사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공정위는 배민 인수가 현실화될 경우, 소비자 가격 뿐만 아니라 음식점주 수수료, 광고비 부담, 주문 노출 구조의 변화 등을 주요 심사 쟁점으로 다룰 예정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출처=연합뉴스>
법제 측면에서의 규제 기조도 강화되는 추세다.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의 정산대금 보호, 광고비 전가, 다크패턴 문제 등을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플랫폼 이용자 보호와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입법 지원을 지속적으로 언급해 왔다. 이는 정부가 플랫폼을 단순한 중개 사업자가 아니라 시장 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프라 사업자로 규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배달 플랫폼은 소비자와 입점 음식점, 라이더, 광고주가 모두 연계된 다면시장 구조를 띠고 있어 일반적인 기업결합보다 복합적인 심사를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플랫폼 결합이 소비자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혁신 효과와 함께, 입점업체에 대한 수수료 인상이나 노출 제한 등 거래 상대방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부작용을 동시에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배민 매각을 둘러싼 논쟁은 플랫폼의 공공성 문제로도 확장되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단체들은 배달앱이 이미 음식 주문의 필수적인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는 만큼, 민간 서비스라는 이유로 규제 사각지대에 두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 2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자영업자·소비자·배달 종사자를 위한 배달 플랫폼 시장 정상화 및 공공성 강화 요청에 관한 청원'이 등록됐다. 배달앱이 특정 사업자의 알고리즘과 수수료 체계에 따라 시장 질서를 좌우할 수 있어 일정 수준의 공공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독과점력이 커져 소비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지 당연히 봐야 한다”며 혁신 효과와 경쟁 제한성을 동시에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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