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넷플릭스, 수조원 매출에 세금은 ‘푼돈’…‘디지털세’ 지연, 네카오와 역차별 논란

시간 입력 2026-05-08 17:55:38 시간 수정 2026-05-08 17: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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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넷플릭스·메타 잇단 승소…‘고정사업장 부재’ 인정에 과세당국 연패
광고·콘텐츠 매출 해외 이전 구조…싱가포르·네덜란드로 이익 이전
디지털세 도입 지연, 과세 공백 심화…국내 플랫폼과 세 부담 격차 확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 과세당국을 상대로 한 법인세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하면서 ‘조세 회피’ 논란이 다시 재연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국내에서 수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물리적 고정사업장이 없다’는 논리를 앞세워 사실상 세금을 회피해왔다.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온라인 플랫폼 들은 막대한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어, 과세 형평성에 따른 역차별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코리아의 2025년 법인세 비용은 186억7200만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클라우드, 구글페이먼트 등 국내 법인 3곳을 모두 합쳐도 법인세 총액은 약 283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네이버가 5044억원, 카카오가 848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공룡인 넷플릭스 역시 2025년에 납구한 법인세는 65억원으로,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과 큰 격차를 보였다.

문제는 국내에서 시장을 독과점 하고 있는 이들 빅테크들의 조세회피성 구조가 최근 법원 판결을 통해 더욱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7일 서울고등법원은 구글코리아가 제기한 약 1540억원 규모의 법인세 부과 취소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국세청은 구글이 국내 광고 수익의 상당 부분을 싱가포르 법인으로 송금한 것을 ‘기술 사용료’로 보고 과세 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사용료 소득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구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넷플릭스와 메타 역시 앞서 이와 유사한 취지의 소송에서 승소하며 수천억원대의 세금 부과 처분을 무력화했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28일 서울행정법원에서 과세당국이 부과한 762억원 중 687억원에 대해 취소 판결을 받아냈다. 법원은 넷플릭스코리아가 해외 법인에 지급한 사용료 구조에 대해 국내 고정사업장이 아닌 단순 중개·서비스 역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메타 역시 지난 4일 약 2000억원 규모의 법인세 부과를 둘러싼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처럼, 넷플릭스와 메타에 이어 구글까지 과세당국이 제기한 대규모 법인세 부과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일각에서는 해외 빅테크들의 조세부과에 제도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구글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연구개발 조직과 핵심 서버를 해외에 두고, 한국 법인은 단순 영업·마케팅 창구로 활용하는 독특한 구조로, 국내에서 천문학적인 규모의 수익을 창출하고도 제대로 된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광고 매출을 총액이 아닌 순액(수수료) 기준으로 인식하면서, 수익의 상당 부분을 싱가포르나 네덜란드 등 제3 국가로 이전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2025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황성혜 구글코리아 부사장이 참고인으로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전문가들 역시 해외 빅테크들의 이 같은 기형적인 수익구조가 현행 국내 과세 체계를 사실상 무력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소위 ‘물리적 고정사업장’ 이라는 개념을 앞세워 국내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도 과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4076억원, 영업이익은 412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구글이 감사보고서에 공시한 매출은 한국 내 구글의 전체 사업 규모를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제 국내에서 벌어 들이는 매출 규모는 수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해외 주요국들은 이들 빅테크들의 편법적인 조세회피를 차단하기 위해, 별도로 디지털세를 도입해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프랑스와 영국 등은 기존 법인세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자국 내 온라인 광고와 플랫폼 매출에 디지털서비스세(DST)를 부과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차원에서 논의중인 디지털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미국 등과의 통상 마찰 우려로 제한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논의가 지지부진 하고 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국내 플랫폼과 글로벌 빅테크 간 세금 격차는 단순한 회계 방식의 차이를 넘어, 디지털 경제에서 국가 과세권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라며 “향후 세제 개편과 디지털세 도입 여부에 따라 ‘디지털 세금 전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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