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산업·정책 포럼] 규제 리스크·행동주의 펀드 ‘이중 공세’…“기업 지배구조 전면 재정비 해야”

시간 입력 2026-04-21 18:20:51 시간 수정 2026-04-22 16:47:46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CEO스코어데일리, ‘2026 산업정책포럼’ 개최
자사주 소각·상법 개정·공정거래 규제 변화 영향 분석
행동주의 펀드 확산 속 기업 대응 전략 집중 점검
“컴플라이언스·IR·주주 결집 등 선제적 대응책 세워야”

박재권 CEO스코어데일리 대표가 2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CEO스코어데일리 산업·정책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박재권 CEO스코어데일리 대표가 2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CEO스코어데일리 산업·정책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잇따른 상법 개정, 공정거래 규제 강화 등으로 기업 지배구조 전반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날로 수위를 더해 가는 기업규제 리스크와 주주 행동주의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기업 스스로 지배구조 혁신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CEO스코어데일리는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정부 1년, 기업 지배구조 혁신을 위한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2026 산업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이재명 국민정부 출범 1주년을 앞두고, 기업 규제가 날로 강화되는 상황속에서 기업들이 어떤 마인드로 어떻게 혁신해야 하는지 해법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박재권 CEO스코어데일리 대표는 이날 개회사를 통해 “과거에는 가계·기업·정부 가운데 기업이 경제 활동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지만 최근에는 정부가 중추적 역할을 자임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며 “기업과 총수에 대한 신뢰가 약화된 것이 이러한 변화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불공정 행위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문제 등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기업 거버넌스가 핵심 경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철호 법무법인 세종 고문(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도 축사를 통해 “상법 개정, 공정거래법 규제 강화, 노란봉투법 시행 등 지난 1년은 기업 경영 환경의 큰 전환기였다”면서 “디지털 경제 확산, 기술 패권 경쟁, 지정학적 갈등, 기후 변화 등 외생 변수까지 겹치며 기업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규제 리스크는 선제 대응에 따라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지철호 법무법인 세종 고문이 2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CEO스코어데일리 산업·정책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지철호 법무법인 세종 고문이 2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CEO스코어데일리 산업·정책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 “자사주 소각 러시, 지배력 약화 불가피”

김경준 전 CEO스코어·딜로이트 대표는 이날 기조발표를 통해, 자사주 소각 시 기업의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실제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에 따르면 73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상장사 339곳 가운데 올해 1~3월에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곳은 60개사이며, 소각 규모는 42조5207억원에 달했다. 이는 2025년 연간 소각 기업(54개사·13조2850억원)과 비교해 불과 3개월 만에 기업 수는 6개사, 규모는 29조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14조8994억원), SK하이닉스(12조2400억원), SK(4조8343억원) 등 3개사가 전체 자사주 소각을 주도했다.

특히, 자사주 소각 후 지배력 변화가 가장 큰 곳은 태광산업으로, 자사주 소각 전 지배력 78.94%에서 소각 후 54.53%로 24.41%p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SK도 18.34%p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자사주 활용은 그동안 사실상 유일한 경영권 방어 수단이었으나 이번 개정으로 실효성을 잃었다"며 "미국·일본·유럽과 비교해 국내 기업의 경영권 방어 강도는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주가치 제고라는 취지를 살리되 경영권 안정을 위한 전략적 균형을 모색해야 하며, 제도 개선 차원에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경준 전 CEO스코어·딜로이트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CEO스코어데일리 산업·정책포럼’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김경준 전 CEO스코어·딜로이트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CEO스코어데일리 산업·정책포럼’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 상법 개정 과도기, 기업들은 이미 ‘충격’…“내년 주총이 분기점, 주주 설득 전략 전면 재정비 해야”

이숙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의 지배구조 변화와 대응 매뉴얼'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충실의무 명문화, 독립이사 비율 확대, 감사위원 선임 시 합산 3%룰 적용, 전자주주총회 도입 등 세 차례 상법 개정의 포인트를 짚었다, 그는 “특히 자산 2조원 이상 대규모 상장사는 대부분 규정이 일괄 적용되면서 지배구조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잇따른 상법 개정으로, 기업 현장에서는 이미 혼란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주총에서 이사 보수 한도 승인조차 의결정족수 미달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고객사 중 의결권대리행사업체를 쓸 수 없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을 받지 못한 곳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총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그는 "예전의 '패거리 문화'식 집단 투표 경향이 사라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역량 있는 이사를 선임하고 이사회 구성 매트릭스에 맞게 이사회를 꾸릴 수 있도록 고객사에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현재는 개정 상법 정착의 과도기이며, 내년 정기 주총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중장기적 보드 플래닝과 주주 설득 전략의 선제적 구축을 당부했다.

이숙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지배구조센터 부센터장)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CEO스코어데일리 산업‧정책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이숙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지배구조센터 부센터장)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CEO스코어데일리 산업‧정책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 공정위 규제 전방위 강화…“컴플라이언스 강화하고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 활용”

김규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국민주권정부의 공정거래 정책 기조와 최근 법집행 동향을 상세히 분석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이 안 됐는데 2~3년이 된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그 정도로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라고 운을 뗐다.

올해 공정위 업무의 키워드로는 △대·중소기업 간 힘의 불균형 해소 △민생 밀접 분야 공정경쟁 확산 △디지털 시장 혁신 생태계 조성 △대기업집단 규율과 혁신 인센티브 등 크게 4개가 꼽힌다.

조직 면에서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올해 공정위 인원이 100명 넘게 대폭 확충됐다. 김 변호사는 "공정위가 조사 인력을 대규모로 확충해 직권조사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공정위가 모든 사건을 직접 처리하기 어려우니 민사소송 활성화를 위한 시스템도 병행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공정위가 가장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로 ‘부당내부거래’와 ‘담합’이 꼽힌다. 김 변호사는 "총수 일가에 대한 부당이득과 관련해 제재기준을 정비하겠다는 것은 결국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라며 "경제적 제재를 상향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고 있고, 고발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고발기준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업의 대응 방향에 대해서 "공정거래정책 변경과 관련해서는 뾰족한 방법이 사실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다양한 제도가 동시에 바뀌고 있어 단편적으로 접근하기보다 결국 내부 점검 및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할 수밖에 없다"며 "일단 조사가 개시되면 행정·민사·형사 리스크가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년 2월 시행 예정인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ACP) 제도를 적극 활용해 사전 점검 내용이 불합리하게 법 위반 증거로 활용되는 일을 차단할 것도 주문했다.

김규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CEO스코어데일리 산업‧정책포럼’에서 발표 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김규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CEO스코어데일리 산업‧정책포럼’에서 발표 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 “행동주의 펀드 확산·고도화…기업 지배구조 개선 요구로 확대”

정석호 한국의결권자문 대표는 행동주의 펀드의 확산과 기업 대응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상법 개정으로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해외 자금의 국내 유입도 늘고 있고, 이에 따라 행동주의 펀드의 지평이 넓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AI의 영향도 주목했다. 정 대표는 "AI를 활용한 활동이 용이해지고 비용도 절감되면서 행동주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AI는 공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업 취약점을 빠르고 정교하게 분석해 캠페인 논리를 강화하는 한편 자료 작성 비용까지 낮추고 있다. 실제 AI의 회사 측 지지율이 37%로 ISS·Glass Lewis(50%대 중반)보다 현저히 낮아 AI가 '새로운 의결권 자문사'로 행동주의 친화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도 주주환원에서 이사회 구성·보상체계·내부통제 등 거버넌스 전반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지배주주 영향력이 큰 한국 기업 구조상 기관투자자·소액주주와의 협력이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정 대표는 "행동주의 펀드가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와의 협력을 통해 활동의 효과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대응 방안으로는 IR 활동의 상시화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그는 "IR은 기업이 주주와의 신뢰를 쌓고 주가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활동"이라며 "상시적인 IR을 통해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아야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 동기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I를 활용한 경영상 취약점의 선제적 파악, CEO와 이사회 간 긴밀한 정보공유 체계 구축, 경영판단의 원칙(Business Judgment Rule)에 근거한 합리적 의사결정 기록 관리 등도 핵심 대응 방안으로 제시했다.

정석호 한국의결권자문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CEO스코어데일리 산업‧정책포럼’에서 발표 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정석호 한국의결권자문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CEO스코어데일리 산업‧정책포럼’에서 발표 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 기업 규제 강화·행동주의 펀드 확산 ‘이중 리스크’…기업 대응 해법은?

2부 토론회에서는 김경준 전 대표의 사회로 기업 규제 강화와 행동주의 펀드 확산이라는 두 가지 위협에 기업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의가 이어졌다.

김규현 변호사는 현 정부와의 관계 설정에서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이 시기에 강대강으로 정부에 어깃장을 놓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며 "당분간은 직접적으로 반대하기보다 명분을 갖고 핵심 포인트를 경제단체의 입을 빌려 조언하는 방식이 낫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공정위로부터 문제없다고 넘어간 사안도 새로운 잣대로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만큼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석호 대표는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업들은 '우리 회사는 괜찮겠지'라는 생각보다 '언젠가 공격당할 수 있다'는 전제로 준비해야 한다"며 "영세한 펀드들은 지분 확보가 용이한 작은 기업을 노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행동주의 펀드의 사회적 부작용도 앞으로 사회적 감시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숙미 변호사는 주주 동향 파악과 의결권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주주들의 동향이 공시를 통해 드러나는 경향이 생겼다"며 "행동주의 펀드의 먹잇감이 되기 쉬운 기업일수록 의결권대리행사 권유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기업들은 행동주의 펀드가 접근하기 전에 주요 기관투자자와 소수 주주의 의결권을 미리 규합해 주주들의 지지를 받는 견고한 회사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정석호 대표, 김경준 전 대표, 이숙미 변호사, 김규현 변호사가  ‘2026 CEO스코어데일리 산업‧정책포럼’ 2부 토론회에서 토론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왼쪽부터) 정석호 대표, 김경준 전 대표, 이숙미 변호사, 김규현 변호사가  ‘2026 CEO스코어데일리 산업‧정책포럼’ 2부 토론회에서 토론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