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윤영 號, 티빙·웨이브 합병 길 터주나…“미디어 구조개편·토종 OTT 육성 절실”

시간 입력 2026-04-08 17:30:00 시간 수정 2026-04-08 17: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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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영호, AI·본업 집중 강조…만성 적자 미디어 사업 축소 전망
적자 떠안기보다 지분 가치 회복에 무게…기존 합병 반대 명분 약화
박현진 부사장·김병진 본부장 등 콘텐츠 전문가 전면 배치로 우호적 기류

<그래픽=사유진 기자>

그동안 KT의 반대로 소강상태를 보이던 티빙과 웨이브 간 합병 논의가 중대 분수령을 맞게됐다. 합병의 ‘캐스팅보터’인 KT가 박윤영 대표 체제 전환과 함께, 미디어 사업의 전면적인 개편을 예고하면서, 토종 OTT(온라인동영상) 연합 플랫폼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토종 OTT간 합병 전망에 속도가 붙는 배경에는 KT의 조직 개편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달 공식 취임한 박윤영 신임 대표는 출범 직후 독립 사업부문으로 운영되던 미디어부문을 커스터머부문 산하로 흡수·통합했다. 인공지능(AI) 중심의 본업 강화와 내실 경영을 내건 박 대표가 만성 적자를 내는 미디어에 더 이상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이는 미디어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공격적 확장을 펼쳤던 전임 경영진과는 상반된 행보다. 실제 KT 미디어 사업부문은 깊은 부진에 빠져 있다. 

티빙 지분 13.54%를 보유한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는 지난해 429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수백억원대 적자를 냈고, IPTV 가입자 증가율도 2022년 이후 1%를 밑돌고 있다. 미디어를 별도 성장축으로 키우는 대신 통신 기반 소비자 서비스의 한 축으로 묶어 효율화하겠다는 것이 KT 박윤영호의 구상이다.

이 같은 기류 변화가 자연스레 티빙-웨이브 합병에 대한 긍정적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해 6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지만, 주주 전원 동의 요건을 채우지 못해 난항을 겪어왔다. 티빙 2대 주주인 KT(KT스튜디오지니)가 “합병이 티빙 주주 가치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며 명확한 반대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출처=연합뉴스>

그러나 수익성을 우선시 하는 현 체제에서 적자가 지속되는 티빙 지분을 그대로 떠안기보다 합병을 통해 지분 가치를 끌어올리는 편이 수익성 논리에 부합한다는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KT는 합병 구조상 2대 주주로서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인 만큼, KT의 입장 선회 여부가 곧 합병의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개편된 조직의 인적 구성도 주목할 만하다. 미디어 사업이 편입된 커스터머부문은 KT밀리의서재 대표 출신의 박현진 부사장이 총괄하고, 콘텐츠 사업을 담당해온 김병진 미디어사업본부장이 실무를 맡는다. 콘텐츠 플랫폼의 현실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전면에 배치되면서 합병에 우호적인 기류가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재명 정부의 콘텐츠 산업 육성 기조와 보조를 맞추는 차원에서도, 티빙과 웨이브 간 합병에 동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최종 합병 시점은 여전히 미지수다. KT가 합병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이고, 미디어 부문 축소가 단순한 사업 정리인지 AI·모바일과 연계한 새로운 전략의 포석인지에 따라 결정 시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OTT 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독주를 견제할 대형 토종 OTT 육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면서 “KT의 선택에 티빙-웨이브 합병의 성패가 달려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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