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공세에, 유료방송 3사 ‘역성장’ 현실화…‘비용 절감·구조조정’, 허리띠 졸라맨다

시간 입력 2025-11-15 07:00:00 시간 수정 2025-11-14 17: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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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급성장에 밀린 유료방송, 가입률 지속 감소·매출 역성장 지속
유료방송 3사, 상각비 축소·희망퇴직·본사 이전까지 ‘초강도 비용절감’ 착수
LG헬로비전, 오는 17일 임금 교섭 결렬·구조조정 강행 속 창사 첫 총파업 예고

국내 유료방송 업계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급성장에 밀려 가입자 수와 매출이 줄어드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출처=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진영의 공세에 밀려, 국내 유료방송사들이 가입자와 매출액이 감소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인건비 감축, 자산 상각비 조정, 본사 이전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가입자 감소가 지속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설상가상, 대표적인 유료방송사인 LG헬로비전은 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 SK브로드밴드 등 유료방송 3사는 올해 3분기 나란히 매출이 감소하는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수익성은 일부 개선됐지만 유료방송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93.3% 급증한 165억원을 기록했다. LG헬로비전 역시 172.8% 증가한 90억원, SK브로드밴드는 3.4% 오른 890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그러나 이들 유료방송사들의 매출은 감소세에 있다. LG헬로비전은 전년 동기 대비 7.7%, KT스카이라이프는 3.9% 줄었다. SK브로드밴드도 유료방송 가입자 수가 감소 중이다. 이는 전통 유료방송 시장의 지속적인 가입자 이탈과 콘텐츠 소비 패턴 변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처한 위기의 본질을 OTT 중심의 시장 재편에서 찾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이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티빙 등 국내외 OTT 기업으로 재편되면서, 단순히 유료방송 서비스를 전송해 온 기존 유료방송사들은 가입자 이탈, 실적 악화 등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유료방송 가입률은 OTT 이용 증가와 1인 가구의 낮은 가입률 영향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유료방송 가입 가구 비율은 2023년 92.5%, 2024년 91.9%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1인 가구의 가입률도 전체 가구 대비 낮은 83.4%로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반면, 전체 OTT 이용률은 79.2%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유료 OTT 이용자 비율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기존 방송 채널 중심의 유료방송 플랫폼이 점차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KT스카이라이프 사옥. <사진=KT스카이라이프>

이처럼 시장의 판도가 빠르게 바뀌면서, 유료방송 3사는 비용 절감과 구조 개편을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자회사 ENA의 설비투자(CAPEX) 조정을 통해 무형자산 상각비를 줄였고, 지난해 12월에는 희망퇴직도 단행했다. 그간 ENA를 통해 콘텐츠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며 해당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계상해왔지만, 투자 부담이 장기화되자 콘텐츠 전략을 보다 효율적인 방향으로 전환했다. 특히 예능 중심으로 투자를 재편하면서, 상각 부담도 함께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LG헬로비전도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올해 10월에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추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퇴직 보상 조건도 상당히 파격적이다. 근속 5년 미만은 6개월치, 20년 미만은 24개월치, 20년 이상 직원에게는 최대 30개월치 급여가 지급된다.

이와 함께 오는 12월 초 본사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경기도 고양시 삼송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는 고정비 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동시에 겨냥한 조치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케이블사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 역시 지난 10월 말 50세 이상 또는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추진했으며, 퇴직금은 최대 5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율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 <출처=LG헬로비전>

한편, 업계에서는 OTT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유료방송 업계가 단순한 경영 효율화 차원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가 변화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시기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는 한, 단순한 비용 절감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LG헬로비전은 구조조정과 본사 이전 등 강도 높은 긴축 경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조와 정면충돌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오는 17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 4월부터 11차례에 걸친 임금 교섭이 이어졌지만, 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황에서 사측이 희망퇴직과 사옥 이전을 일방적으로 강행했다며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LG헬로비전 노조는 “사옥 이전과 희망퇴직에는 수십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며 “최근 몇 년간 신규 채용이 전무한 가운데 업무 강도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해 서비스 품질 저하까지 우려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용 절감은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있는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며 “규제 개선,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 그리고 노동자와의 소통을 통한 함께의 전환이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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