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쉴더스 노조 “권고사직 거부자에 ‘7000자 시험’, 명백한 퇴사 압박”

시간 입력 2025-06-17 11:41:32 시간 수정 2025-06-17 11: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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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부터 권고사직 거부자 100여명 대상 교육 진행
직원 전문 분야 아닌 성과관리·커뮤니케이션 등 일반 역량 교육
매일 1000자 분량 서술형 시험…금요일엔 7000자 시험
특정 점수 넘지 못하면 2차 교육 진행…노조 “퇴사 압박”

SK쉴더스 판교 사옥 내부. <출처=SK쉴더스>

SK그룹에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SK쉴더스가 최근 권고사직을 거부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실상 ‘퇴사 압박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SK쉴더스 노동조합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9일부터 권고사직을 거부한 직원 100여명을 대상으로 ‘역량 향상 교육’을 시작했다. 이 교육은 전국 5개 교육장에서 2주간 진행된다. 노조 측은 회사가 역량 교육을 한다는 명목으로 직무와 무관한 교육과 과도한 분량의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사실상 퇴사 압박이라며 권고사직과 역량 교육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SK쉴더스 노조가 가장 문제로 삼는 것은 교육 내용이다. 교육 대상자들은 경영, 영업, 정보보안 등 각자 전문 분야와는 무관한 자기 성과관리, 커뮤니케이션 등 일반 역량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시험 분량도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교육 기간 중 매일 1시간 동안 1000자 분량의 서술형 시험을 치러야 하며, 매주 금요일에는 배점이 가장 높은 7000자 분량의 서술 시험을 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총 10회의 교육과 시험을 진행하는데, 특정 점수를 넘지 못하면 2차 교육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직원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권고사직 대상자 선정 기준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장기 육아휴직자나 올해 정년퇴직을 앞둔 직원이 포함된 반면, 중징계를 받은 직원은 제외되는 등 기준이 모호하고 자의적이라는 지적이다.

SK쉴더스 노조 측은 “교육을 진행하는 대상자 기준이 모호하고, 직무와 관련 없는 교육”이라며 “권고사직 진행을 철회할 것을 회사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SK쉴더스 노조는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SK쉴더스 사옥 앞에서 회사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EQT파트너스와 경영진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최근 발생한 직원 사망 사고에 대한 회사의 공식 사과와 산업재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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