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해외 특허, 전년 대비 네이버 106건·카카오 51건 늘어
연구개발 비용도 지속 증가…AI·플랫폼·메신저 등 기술 고도화
자국 포털·메신저가 주류인 유일 국가…AI 시대에도 디지털 주권 수호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AI 기술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글로벌 특허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이는 단순히 AI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려는 의도보다는,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거센 공세 속에서 ‘국내 AI 주권’을 수호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23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 1분기 기준 특허권은 총 3118건(국내 1922건· 해외 1196건)으로, 전년 동기(2726건) 대비 14.4%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해외 특허의 성장세다. 네이버의 해외 특허는 지난해 1분기 1090건에서 올해 1196건으로 100건 이상 증가했다. 주로 검색, 플랫폼, 모바일, 온라인 광고·쇼핑, 인프라, AI에 관련된 특허들이다.
카카오도 특허 확보에 적극적이다. 카카오의 올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특허권은 1088건(국내 833건·해외 255건)으로, 전년 동기(947건) 대비 14.9% 증가했다. 이 중 해외 특허는 지난해 1분기 204건에서 올해 255건으로 51건이 늘어났다. 카카오는 메신저, 광고, 커머스, 지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특허를 확보 중이며,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페르소나 타깃팅 기술, Ad Ops AI 기술 등 AI 관련 특허 출원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1분기 R&D 비용을 크게 늘리며 기술 초격차 확보에 나섰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는 5020억원으로 전년 동기(4467억원) 대비 12.3% 증가했다. 카카오 역시 같은 기간 3421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며 전년 동기 대비 5.1%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자체 개발한 AI 파운데이션 모델 ‘하이퍼클로바 X’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네이버>
국내 인터넷 업계를 대표하는 이들 두 업체의 행보는 구글을 필두로 한 글로벌 빅테크들에 ‘AI 주권’을 내주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중국을 제외하면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국 기업의 포털 사이트와 메신저를 주류로 사용하고 있는 나라인 만큼, AI 대전환 시대에도 기술 경쟁력을 키워 디지털 주권을 지켜 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특히 카카오는 최근 중국 법인 ‘DK 차이나’와 인도 법인 ‘크로스코믹스 인디아’를 청산하는 등 해외 사업을 축소하며 국내 시장과 AI 분야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올 1분기 카카오의 해외 계열사 수는 67개로 전년(80개) 대비 16% 감소했다. 이는 양적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져 AI를 바탕으로 확실한 내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경우, 국내 플랫폼의 검색·광고·커머스 등에 AI를 융합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AI 파운데이션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LLM이나 AI 에이전트 등도 고도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동 및 아프리카(MENA), 북미를 비롯해 인도와 스페인 등 신규 지역에서도 AI, 로보틱스, 공간지능 등 신기술 기반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해외 특허 확보 및 R&D 투자 노력은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생존하고 국내 시장에서의 기술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라며 “자체 AI 모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활용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것이 향후 AI 시대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