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적자에도 광고·IP 사업 성장…“스토리텔링 테크 기업으로 도약”
일본·북미 시장 공략 강화…콘텐츠 중심 체질 개선으로 수익성 회복 시도
김준구 웹툰 엔터테인먼트 대표. <출처=연합뉴스>
네이버웹툰의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이하 웹툰엔터)가 2025년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성장 정체에 직면했다. 그러나 하반기 실적 반등을 위해 IP(지식재산) 기반 콘텐츠 확장, 기술 고도화, 지역 맞춤 전략 등 다각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14일 웹툰엔터는 2025년 1분기 매출 3억2571만 달러(약 4727억원), 영업손실 2663만 달러(약 387억원)를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나스닥 상장 이후 인건비와 마케팅비 등 고정비가 증가한 데다, 원화·엔화 약세로 인한 환차손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1분기 실적 자체는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고, 광고 매출은 달러 기준으로 7.8% 증가, IP 비즈니스 매출은 11.8% 늘어났다. 동일 환율 기준으로 보면 광고 매출은 13.6%, IP 비즈니스 매출은 20.7% 증가해 더욱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유료 콘텐츠 매출은 달러 기준 2.5% 줄었지만, IP 부문 성장과 함께 전체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웹툰엔터는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방침 아래, ‘IP 중심 확장 모델’을 핵심 전략으로 삼을 계획이다. 단순히 오리지널 웹툰을 제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인기 만화와 브랜드 IP를 웹툰 포맷으로 재해석해 전 세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2분기부터는 일본 대표작인 ‘강철의 연금술사’, ‘촌구석 아저씨, 검성이 되다’를 비롯해 미국 프랜차이즈 ‘고질라: 언내추럴 디제스터’, ‘소닉 더 헤지혹’ 등을 웹툰으로 제작해 글로벌 플랫폼에 순차 공개한다. 이미 많은 팬덤을 보유한 IP를 디지털 콘텐츠로 확장하는 이 전략은, 진입장벽을 낮추고 초기 독자 확보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과 북미 등 주요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맞춤 전략도 강화할 계획이다. 일본은 현재 웹툰엔터의 가장 안정적인 수익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본 내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전년 대비 3.7% 증가한 2190만명이며, 사용자당 월 평균 결제액(ARPPU)은 약 23달러로 한국(7.5달러), 기타 국가(6.5달러)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일본어 웹툰 플랫폼 ‘라인망가’ 역시 1분기 일본 전체 앱 마켓(구글플레이·iOS 통합)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김준구 웹툰엔터 대표는 “전체 매출의 절반이 일본에서 발생한다”며 “과거 한국 콘텐츠를 일본에 수출하던 수준을 넘어, 현지 생태계 조성과 역수출까지 가능한 크로스보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6월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나스닥 상장을 기념하기 위한 팬 사인회를 열었다. <출처=네이버 웹툰>
북미를 중심으로 한 영어권 시장에서는 사용자 경험 개선을 위한 기술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웹툰엔터는 북미 등 글로벌 앱을 전면 리뉴얼하고, AI 기반 추천 기능과 숏폼 영상(Shorts) 콘텐츠를 도입했다. 이러한 변화는 이용자 유입과 체류 시간 증가로 이어졌고, 북미 지역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전년 대비 19%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향후에는 추천 알고리즘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각 언어와 문화권에 최적화된 큐레이션 시스템을 통해 현지화 수준을 높이고 ARPPU(결제 이용자 1인당 평균 매출) 상승을 도모할 계획이다.
웹툰엔터는 사용자 참여형 창작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반 이용자가 직접 숏폼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컷츠’ 플랫폼은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중심으로 개편 중이며, 이를 통해 체류 시간과 신규 유입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팬들의 창작 욕구를 자극해 플랫폼의 생명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영상화 전략도 본격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와의 협업에 주력했다면, 올해부터는 일본을 중심으로 20편 이상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자체 추진하며 원작 IP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고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실제로 웹툰 기반 콘텐츠가 드라마나 영화 등으로 영상화되면 원작의 조회 수가 수십 배 이상 증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예를 들어, 네이버웹툰 ‘지옥’은 넷플릭스 공개 후 웹툰 조회 수가 22배 증가했고, ‘유미의 세포들’은 드라마화 이후 3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다각도의 전략를 통해 웹툰엔터는 단순한 만화 플랫폼을 넘어 ‘스토리텔링 테크 기업’으로 진화할 계획이다. 김준구 웹툰엔터 대표는 “콘텐츠를 각국의 언어와 문화에 맞춰 큐레이션하는 한편, 기술 고도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며 “웹툰을 글로벌 주류 콘텐츠로 정착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웹툰엔터는 올해 2분기 매출 목표를 3억3500만~3억4500만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최대 5.2% 성장에 해당하는 수치로, 조정 EBITDA 기준으로도 50만550만 달러의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구조조정이 아닌 콘텐츠 중심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 반영된 결과다.
비록 1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했지만, 웹툰엔터는 IP 확장, 기술 고도화, 캐릭터 파생 사업, 영상화 등 다방면의 성장 전략을 가속화하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콘텐츠와 플랫폼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스토리텔링 테크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실적 반등과 기업가치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김준구 웹툰엔터 대표는 “유료 콘텐츠, 광고, IP 비즈니스 전 영역에서 동일 환율 기준 모두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확장해, 웹툰을 글로벌 주류 콘텐츠로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