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내부적으로 전사 차원 위기대응 방안 공유
“석유화학·배터리 업황 악화 대응 위한 선제 조치”
1분기 정유·배터리 동반 적자 예상…수익성 악화 불가피

SK이노베이션이 5월부터 전사 차원의 위기 대응 체제를 가동한다. 최대 주력 사업인 정유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배터리 사업의 동반 부진으로 최악의 실적이 예고되면서, 구조조정 뿐만 아니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내달부터 전사 차원의 위기 대응 모드로 접어든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지만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기 보다는 전략적 의사결정, 위기 대응에 나서는 쪽에 가깝다”며 “최근 정유·화학·배터리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보니 실적 개선을 위한 선제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극심한 업황 악화로 SK이노베이션이 주력인 정유부문과 신사업인 배터리 부문에서 나란히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30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21조841억원, 영업이익 86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1.8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5.33% 급감한 수치다.
정유 부문의 경우, 국제유가와 정유사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동반 하락하면서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28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은 업황 악화 영향으로 정유 사업에서 56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1.4달러로 지난해 1분기 5.0달러 대비 3.6달러 급감했다.
한승재 DB증권 연구원은 1분기 SK이노베이션의 실적에 대해 “유가가 하락하면서 역래깅(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이익 감소) 영향과 재고평가손실 발생이 예상된다”며 “정제마진 역시 추가 하락하면서 정유는 적자 전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도 전기차 캐즘(수요 일시적 정체) 등 전방 수요 위축으로 실적 부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 SK온이 28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SK온은 지난해 3분기 반짝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4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이처럼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내달 위기 대응 체계를 구축해 경영내실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SK E&S와의 합병법인을 출범한 후 수익성 확보 및 사업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유와 석유화학부터 전력, 신재생에너지에 이르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사업 구조를 전면 재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같은 달 SK온도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고, 배터리 사업 경쟁력 및 재무 구조 강화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사업구조 개편), 운영개선(OI)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내달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방향으로 대응 방안이 공유될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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