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영업이익 2000억원…전년 대비 39% ‘뚝’
HD현대인프라·HD현대건설기계도 각각 27%·22% ↓
러·우 전쟁 장기화, 美 관세조치로 수요 둔화 지속 전망

두산밥캣,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 등 국내 건설기계 3사가 올해 1분기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프라 투자 축소로 지난해부터 실적에 제동이 걸린 3사는 올해도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2조982억원, 영업이익은 39% 줄어든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두산밥캣의 재무제표 작성 통화인 미국 달러 기준으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 44% 감소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도 1분기 실적이 악화됐다. 영업이익은 67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보다 27% 감소했고, 매출은 1조185억원으로 12% 줄었다. HD현대건설기계 역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매출 9068억원, 417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전년 대비 7.4%, 영업이익은 22.3% 줄어든 수치다.
건설기계 3사는 지난해부터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의 수요 회복 지연과 국내외 고금리 영향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신규 제품 판매가 감소한 영향이다.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기계 수출량은 5만6323대로 전년 대비 36.8% 급감했다.
문제는 올해 전망도 좋지 않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 건설비용 증가 등으로 내수와 수출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북미와 유럽 내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실제로 두산밥캣은 1분기 수요가 둔화하면서 북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1071억원에 그쳤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북미·유럽 내 1분기 매출도 2259억원으로 28% 줄었고, HD현대건설기계 역시 1분기 북미 지역 매출이 1861억원으로 20% 가량 축소됐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38톤급 굴착기(DX380LC-7K). <사진제공=HD현대인프라코어>
이에 3사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선진시장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수익 장비 중심으로 재편하고 수익성 방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두산밥캣은 상호관세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아졌으나, 미국 현지 생산기지를 보유한 이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미국 노스다코타주와 미네소타주, 위스콘신주 등에 총 7개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유럽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최근 유럽 최대 건설기계 전시회인 독일 ‘바우마’에 참가해 유럽시장 주력인 1~2톤급 미니굴착기를 포함한 신제품 5종과 무인화·전동화 첨단기술을 적용한 장비 등 총 40여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중동에 이어, 에티오피아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지역까지 영업력을 확대해 신흥시장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에티오피아 정부는 자국 내 매장된 코발트·리튬 등의 자원을 활용한 광물 산업의 육성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회사는 지난달 에티오피아 광산개발 업체 2곳과 총 100대 규모의 대형굴착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인도와 브라질 등 주력 신흥시장의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인도 정부는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어 중장기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HD현대건설기계는 인도에서 주력인 20톤 중심의 시장에서 미니 대형 장비 판매를 활성화하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힐 계획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되고 일부 시장에서 회복세가 나타남에 따라, 향후 수익성 제고와 실적 반등의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흐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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