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야디 공세 본격화…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 ‘역성장’

시간 입력 2024-05-13 17:45:00 시간 수정 2024-05-13 16: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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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전기차 12.1만대 판매…전년 대비 0.8% 줄어
아이오닉5·EV6 판매 ↓…코나 일렉트릭·EV9은 증가
보급형 전기차 출시…캐스퍼 일렉트릭·EV3 출격 대기

현대차 아이오닉6.<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상위 10개 기업 중 테슬라와 함께 역성장을 기록했다. 비야디가 자국 정부 지원, 서브 브랜드 전략 등에 힘입어 급성장을 이어간 것과 대조된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캐스퍼 일렉트릭과 EV3를 필두로 한 보급형 전기차를 앞세워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

13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을 포함한 세계 80개국에서 인도된 전기차(순수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상용차 포함)는 313만9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업별 판매량을 보면 중국 비야디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58만대를 판매해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미국 테슬라는 2.4% 감소한 41만3000대로 2위, 중국 지리자동차는 59.1% 급증한 24만7000대로 3위에 올랐다. 독일 폭스바겐은 14.3% 증가한 20만8000대로 4위,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30.4% 늘어난 18만3000대로 5위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비야디는 덴자, 양왕 등 서브 브랜드 라인업 확장을 추진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약 20%를 점유했다. 테슬라의 경우 일명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분위기 속에서 주력 차종인 모델Y를 제외한 라인업의 판매가 줄어든 타격을 받았다. 홍해 분쟁으로 인한 모델3 하이랜드의 고객 인도 지연과 베를린 기가팩토리 화재에 따른 공장 일시 폐쇄도 판매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현대차·기아는 스텔란티스(14만4000대·6위)에 이어 7위에 머물렀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2만1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간판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6와 EV6의 글로벌 판매 부진 여파가 컸다. 반면 코나 일렉트릭과 EV9의 글로벌 판매량이 늘어난 부분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현대차·기아 다음으로 올해 1분기 독일 BMW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12만대로 8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중국 창안자동차는 35.4% 늘어난 11만3000대로 9위, 독일 다임러는 5.4% 증가한 9만8000대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1분기 지역별 판매량의 경우 중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26.8% 증가한 176만5000대가 판매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56.2%를 점유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2.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유럽에서는 8% 늘어난 73만1000대가 판매돼 23.3%의 시장 점유율을, 북미에서는 15.3% 증가한 40만4000대가 판매돼 12.9%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16% 증가한 18만대가 판매돼 5.7%의 시장 점유율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2021년 이후 급격한 성장을 보였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수요 둔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들은 높은 전기차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의 이슈로 구매를 망설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이 점차 해소돼 전동화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더 기아 EV3’ 티저 이미지.<사진제공=기아>

현대차·기아가 올해 1분기 아쉬운 전기차 판매량을 기록한 이유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함께 양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한 미국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을 위해 배기가스 규제 강화 계획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도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에 있어 중요한 변수로 지목된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하반기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 전기차 대중화 선도를 위한 보급형 전기차 시장 선점이 핵심이다.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가칭)을, 기아는 EV3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대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의 전기차 버전으로, 기아 레이 EV와 배터리·모터 등 핵심 부품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 전기 SUV인 EV3는 EV6와 EV9에 이은 기아의 세 번째 전용 전기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의 전기차 수요를 잡는 것이 현대차·기아의 올해 과제 중 하나”라며 “아이오닉 브랜드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가성비가 높은 전기차를 선보여 해외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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