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5월 말 올해 임단협 상견례 진행 예정
임금 인상·성과급 지급·정년 연장 등 핵심 키워드
단체교섭 요구안 관철 위해 파업 등 강경 투쟁 예고

현대차 노사 교섭대표들이 지난해 6월 13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3년 임금협상 상견례’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시작 전부터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년 연장에 더해 주 4.5일제 도입과 상여금 900% 인상 등 민감한 사안이 협상 테이블에 올랐기 때문이다. 노조가 단체교섭 요구안 관철을 목표로 파업 등 강경 투쟁을 예고한 만큼 임단협 무분규 타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달 말 올해 임단협 교섭을 위한 상견례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 8일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집행부가 마련한 2024년도 단체교섭 요구안을 확정한 이후 9일 사측에 전달했다.
우선 현대차 노조는 상위 노조인 금속노조의 방침에 따른 기본급 15만98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성과급의 경우 사측이 연초에 지급하지 않은 특별성과급이 반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월 특별성과급 지급 방식을 새롭게 바꿨다. 성과 보상과 별개였던 특별성과급 지급 방식을 변경해 올해부터는 임금 협상을 통해 총 성과 보상이 이뤄질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특별성과급을 임단협 교섭을 통해 정해지는 일반성과급에 포함하기로 한 것으로, 연초 특별성과급 지급은 사실상 없어지게 됐다.
현대차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던 터라 올해 성과급에 대한 노조의 기대감은 더욱 커진 상태다. 현대차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 15조126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4%, 54%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치로, 매달 13조원이 넘는 수익을 벌어들였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4세)을 비롯해 매주 금요일 4시간 근무제(주 4.5일제) 도입, 상여금 900% 인상, 신규 인원 충원, 사회공헌기금 마련 등의 내용을 별도 요구안에 담았다. 현대차 노사의 올해 임단협을 둘러싼 핵심 키워드는 임금 인상,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신규 채용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 아산공장 그랜저·쏘나타·아이오닉6 생산라인.<사진제공=현대자동차>
문제는 현대차 노조가 최대 실적에 걸맞은 공정한 분배를 강조하며 올해 임단협 교섭 시작 전부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점이다. 노조는 매년 2000명 이상의 정년퇴직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신규 정규직 사원 채용과 정년 연장을 촉구하고, 금요일 근무도 현재 8시간에서 향후 4시간으로 줄이는 방안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 노조 집행부는 강성 성향으로, 올해는 임금 협상뿐만 아니라 정년 연장과 신규 채용을 놓고도 노사가 많은 공방을 벌일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 내부에서는 단체교섭 요구안을 관철하지 못하면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근 노조는 대의원 이상 확대 간부를 대상으로 올해 임단협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대상자 607명 중 466명이 참여한 응답에서 ‘파업 투쟁을 해서라도 노조 요구안을 반드시 쟁취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파업 투쟁은 당연하지만, 해를 넘겨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21%를 차지해 파업을 지지하는 의견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9월 2023년도 단체교섭을 파업 없이 합의해 2019년 이후 5년 연속 임단협 무분규 타결을 이뤄냈다. 1987년 노조 창립 이후 사상 첫 5회 연속 무분규 기록이다. 당시 노사가 도출한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1만1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400%+1050만원, 주식 15주, 전통시장상품권 25만원 등이 포함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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