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승계셈법]①한국유나이티드, 경영승계 ‘비법’…자본잠식 ‘바이오켐’, 어떻게 ‘알짜기업’으로 키웠나

시간 입력 2026-09-11 07:00:00 시간 수정 2026-09-10 16: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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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호 지분 10년 새 3.27%→18.12%…강덕영 회장 제치고 최대주주 등극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한국바이오켐…유나이티드 자금투입 후 가족회사로 재편
내부거래 절반 이상 차지…매출액 114억→701억, 6배 성장
2018년 이후 누적 배당액 134억원…강원호 대표 몫 59억 추산

제약·바이오주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견 제약사 오너가의 지분 증여와 승계 작업이 잇따르고 있다. 주가가 낮아지면 주식 증여에 따른 세 부담도 줄어드는 만큼 승계 적기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본지는 최근 승계가 진행 중인 중견 제약사를 대상으로 오너 2·3세가 지배력을 확보하는 과정과 승계 과정을 살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오너 2세인 강원호 대표가 부친인 강덕영 회장 보다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하면서, 단숨에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곳이 강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가족회사 한국바이오켐제약이다. 이 회사는 상장사의 자금 투입으로 자본잠식을 벗어난 이후 오너 2세 회사로 재편됐고, 이후 유나이티드제약과의 거래를 기반으로 성장을 거듭하며 상당한 배당을 지급했다. 최근에는 유나이티드제약 지분까지 직접 사들이며 최대주주 측 지분율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10년 전 3.27% 불과했던 강원호 대표…올해 18.12% 최대주주 등극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강덕영 회장이 1987년 설립한 중견 제약사다. 순환기·소화기·호흡기 분야 전문의약품을 주력으로 하며 개량신약 개발에 강점을 갖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2888억원, 영업이익 496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경영은 강 회장과 장남 강원호 대표가 공동으로 맡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강 대표가 강 회장의 지분율을 뛰어넘으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강 대표가 본격적인 승계 후보로 거론되던 2016년 당시,  그가 보유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지분은 3.27%에 불과했다. 당시 최대주주인 강덕영 회장의 지분율은 35.31%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강 대표가 부친 지분을 넘겨받기 위해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강 대표는 이후 단계적으로 지분을 늘려왔다. 2020년 부친에게 35만3000주를 증여받았고, 지난해 12월에는 다시 120만주를 넘겨 받았다. 또한 올해 8월 추가로 80만주를 증여 받으면서 지분율은 단숨에 18.12%까지 상승했다. 10년 사이에 지분율이 3.27%에서 18.12%로 14.85%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반대로 최대주주이던 강 회장 지분은 현재 10.58%까지 낮아졌다.

강 대표와 강 회장, 친인척 및 계열사 등을 포함한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전체 지분은 현재 41.59%다. 이 가운데 유나이티드문화재단이 8.23%, 한국바이오켐제약이 3.37%를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에서 2세 가족회사로…실적 반등하자 지분도 자녀들에게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주요 계열사인 한국바이오켐제약은 2009년 원료·완제의약품 제조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그러나 2012년 12억원, 2013년 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2013년 말 결손금이 44억원까지 불어났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당시 한국바이오켐제약 지분은 모기업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49%, 강덕영 회장 등 오너일가가 51%로 나눠 갖고 있었다.

한국바이오켐제약은 2014년 초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지분구조에도 큰 변화를 줬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한국바이오켐제약 주식 19만6800주(41%)를 9840만원에 추가 취득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지분율은 49%에서 90%로 높아졌다. 당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인수한 41%의 지분은 강 회장의 직계가족인 강원일·강예나·문정아 씨가 보유하던 주식이다. 

이후 실시된 유상증자에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36억원, 강 회장이 4억원을 각각 출자했다. 발행주식 수는 48만주에서 128만주로 늘었고, 한국바이오켐제약은 40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더 흥미로운 것은 재무구조가 정상화된 이후다. 모기업격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자금을 투입해 한국바이오켐제약의 재무구조를 정상화한 이후, 차남 강원일 씨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보유하던 이 회사 지분 41%를 다시 사들였다.

오너 2세 중심의 지분 재편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2016년에는 강원호 대표 44%, 강원일 씨 41%, 강예나 씨 15%로, 강 회장의 세 자녀가 지분 전량을 나눠 소유하는 구조가 완성됐다.

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부실기업을 정상화 하는 과정에서, 상장사가 먼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재무구조가 개선된 이후 다시 오너 2세 회사로 전환된 셈이다. 한국바이오켐제약은 이후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의 거래를 기반으로 외형과 이익 규모를 빠르게 키우면서, 주목받는 회사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내부거래 비중 누적액 절반 넘어…“일감 규모 4배 커졌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국바이오켐제약이 강 회장 일가의 가족회사로 재편되는 동안 외형도 빠르게 커졌다. 

2014년 매출은 약 114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701억원으로 급성장 했다. 11년 만에 매출액이 6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6억원에서 124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회사 내부에 쌓인 이익잉여금만 543억원에 달한다.

부실기업이던 한국바이오켐제약이 이처럼 고공성장 하는 과정에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의 내부거래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14년 한국바이오켐제약의 매출 약 114억원 가운데 약 74억원이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전체의 약 6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후 외부 영업망을 다각화하면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의존도는 40%대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내부거래가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바이오켐제약의 매출액이 큰폭으로 증가하면서, 내부거래액 자체는 2014년 74억원에서 지난해에는 323억원대로 크게 확대됐다. 한국바이오켐제약이 가족회사로 전환된 이후 매출을 6배 이상 키우는 과정에서, 유나이티드제약과의 거래가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한 셈이다.

◆ 한국바이오켐 고공성장, 배당 시작…강원호 대표에 약 60억원 집중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국바이오켐제약 실적이 안정적으로 쌓이기 시작하자, 잉여 자금이 배당을 통해 오너 2세로 이동하는 통로도 만들어졌다.

한국바이오켐제약은 2018년 6억4000만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듬해 12억8000만원, 2020년 19억2000만원으로 배당 규모가 늘었고 이후에도 배당을 이어왔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바이오켐제약이 지급한 현금배당은 약 134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배당액의 대부분이 강덕영 회장의 자녀들을 비롯한 오너일가에 제공됐다. 이중 강원호 대표가 받은 것으로 추산되는 배당액만 60억원에 달한다.

시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한국바이오켐제약이 현금배당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18년인데, 2년 뒤인 2020년 강 대표가 부친으로부터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주식 35만3000주를 증여 받았다. 이후에도 한국바이오켐의 배당이 이어지면서, 추가로 지난해 말 120만주, 올해 8월 80만주의 대규모 증여가 진행됐다.

◆특례 적용하면 증여세도 60억 안팎…바이오켐 배당과 비슷한 규모

강 대표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8월 부친에게서 증여 받은 주식은 총 200만주에 달한다. 당시 주가 등을 감안하면 주식가치는 대략 385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일반 증여세율을 단순 적용하면 세 부담은 190억원대 까지 커질 수 있다.

하지만 가업승계에 따른 증여세 과세특례를 적용받는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가업승계 목적의 주식 증여에 대해 최대 600억원 까지 특례를 인정한다. 10억원을 공제한 뒤 과세표준 120억원 까지 10%, 초과분에 대해서는 20%의 세율을 적용한다.

최근 두 차례 증여분의 평가액을 약 385억원으로 단순 가정해 전액 특례 대상이라고 계산하면, 증여세 산출세액은 약 63억원 수준이다. 한국바이오켐제약에서 2018년 이후 강 대표가 받은 것으로 추산되는 누적 배당액과 맞먹는 규모다.

◆배당 넘어 본사 주식으로…104억 투입해 3.37% 확보

한국바이오켐제약은 직접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지분을 직접 확보하며, 결과적으로 최대주주 측 지분율 확대에도 기여했다.

한국바이오켐제약은 지난해 12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보유하던 자사주 43만5000주를 약 87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같은달 8만4750주를 약 17억원에 추가 취득했다. 여기에 투입한 금액은 한국바이오켐제약의 지난해 한 해 순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지난해 이 회사 순이익은 약 102억원 이었다.

기존 보유분을 합치면 현재 한국바이오켐제약이 보유중인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주식은 53만5750주, 지분율은 3.37%에 달한다.

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한국유나이티드제약가 수백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은 가족회사로 성장했고, 이제는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본사 지분까지 확보하는 단계에 까지 도달한 것이다.

특히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는 회사가 보유하는 동안에는 의결권이 없었다. 그러나 한국바이오켐제약으로 넘어간 뒤에는 의결권이 있는 지분이 됐다.

강덕영 회장은 현재도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지분 10.58%를 보유하고 있다. 강 대표가 최대주주에 올라서면서 사실상 경영권 승계를 위한 큰 과정은 넘겼지만, 부친에 남아 있는 지분까지 감안하면 지분 승계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본지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측에 관련 내용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소연 기자 / soyeon060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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