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이익 34% 감소에도 본사에 2400억 지급…순이익의 1.5배
2023~2025년 연속 순이익 웃도는 고배당 유지…누적액만 7000억 넘어
국내 설비투자는 절반 넘게 축소…재투자보다 해외 본사 배당 우선

카스로 국내 맥주 시장을 선점한 오비맥주가 최근 3년 연속 해외 본사에 순이익을 웃도는 고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국내 시설·설비 투자는 줄였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재투자하기보다 해외 본사 배당에 우선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CEO스코어데일리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오비맥주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년간 누적 배당액은 76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누적 순이익인 5540억원보다 37.6% 많은 규모다.
오비맥주는 최근 3년간 매년 당기순이익을 웃도는 배당을 실시하며 배당성향이 120%를 웃돌았다. 연도별 배당성향은 △2023년 123.8% △2024년 138.0% △2025년 150.6%였다.
연도별로 보면 2023년 당기순이익은 1535억원이었지만 배당금은 이보다 23.8% 많은 1900억원을 지급했다. 2024년에도 순이익 2411억원에 배당금은 3328억원을 집행하며 38.0% 가량을 웃돌았다. 지난해 역시 순이익이 1594억원으로 전년 대비 33.9% 감소했음에도 2400억원을 배당했다.
문제는 고배당 기조와 달리 국내 투자는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오비맥주의 유형자산 취득액은 3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786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급감한 규모다.
통상 유형자산 취득액은 기업의 설비투자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토지와 기계장치, 공장 등 유형자산 취득에 투입된 현금을 의미한다.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유형자산 취득액(1453억원)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현금흐름 지표도 악화했다.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757억원으로 전년(4309억원)보다 36% 감소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2024년 2075억원에서 지난해 1749억원으로 15.7% 줄었다.

카스 제로. <사진제공=오비맥주>
이에 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국내에서 창출한 이익을 생산시설 투자보다 해외 본사 배당에 우선 배분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배당 정책의 최대 수혜자는 모회사다. 오비맥주가 지급한 배당금은 지분 100%를 보유한 버드와이저 브루잉 코리아 홀딩스를 거쳐 최상위 지배기업인 AB인베브에 귀속된다. AB인베브는 벨기에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주류 기업으로, 버드와이저·코로나·호가든·스텔라 아르투아 등 50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1998년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AB인베브에 매각됐다. 이후 AB인베브는 2009년 글로벌 사모펀드 KKR에 오비맥주를 18억달러(당시 약 2조3000억원)에 매각했지만, 2014년 58억달러(6조2350억원)에 재인수했다.
카스를 앞세워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오비맥주는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대규모 배당을 이어왔다. AB인베브는 오비맥주를 재인수한 이후 지난해까지 약 10년 중 8년간 순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받았다. 이 기간 누적 배당금만 2조8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러한 고배당 기조가 지속될 경우, 국내 투자 여력이 위축돼 중장기 성장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맥주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신제품 개발과 설비 투자 강화 등을 위한 투자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주류 시장은 이미 성장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전체 출고량은 298만7726㎘로 전년보다 5.2% 감소했고, 맥주 출고량은 151만8931㎘로 7.2%나 줄었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 관계자는 “회사는 이사회를 통해 경영 상황, 지난 실적 및 잉여자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으로 배당금을 책정하고 있다”면서 “매년 평균 500억 정도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으며 고용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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