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점유율 18.7%에서 8.6%로 4년 새 ‘반토막’
간판 모델 신차 효과 희석…“게임 체인저 필요해”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한국GM 등 국내 중견 완성차 업체 3사의 내수 판매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의 독주 아래 수입차 브랜드에도 점유율을 빼앗기면서 연간 내수 판매 10만대의 벽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중견 3사의 지난 5년간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2020년 25만8359대, 2021년 16만7967대, 2022년 15만6187대, 2023년 12만4591대, 2024년 10만9101대로 꾸준히 감소했다.
20만대의 벽이 깨진 2021년 이후 불과 4년 만인 올해 10만대의 벽마저 깨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중견 3사의 내수 점유율도 2020년 18.7%에서 2021년 13.9%, 2022년 13.5%, 2023년 10.2%, 2024년 8.6%로 4년 새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가 내수 장악력을 90%까지 끌어올린 것과 대조된다.
현대차·기아와 제네시스의 지난 5년간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2020년 112만1710대, 2021년 103만7707대, 2022년 99만7846대, 2023년 110만115대, 2024년 106만7696대로 100만~110만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현대차·기아와 제네시스의 내수 점유율은 2020년 81.3%에서 2021년 86.1%, 2022년 86.5%, 2023년 89.8%, 2024년 91.4%로 4년 새 1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내수 판매가 줄어든 반면 내수 점유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주행 모습.<사진제공=르노코리아>
중견 3사의 내수 부진은 간판 모델의 신차 효과가 희석된 영향이 크다. 한때 르노코리아의 판매 실적을 견인하던 QM6를 비롯해 과거 국내 소형 SUV 시장을 개척했던 KGM의 티볼리와 한국GM의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가 부족하고 기존 차종의 모델 변경 주기가 길어지며 경쟁력이 약화했다”며 “현대차·기아를 위협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급 신차를 선보이지 않는 이상 그들만의 리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들어 신차 효과로 내수 판매가 탄력을 받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중견 3사의 올해 1분기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2만5608대로 13.1%의 내수 점유율을 기록했다. 르노코리아가 1만3814대로 가장 많았고 KGM 7399대, 한국GM 4395대 순이었다.
르노코리아는 중형 SUV 신차인 그랑 콜레오스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모습이다.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달 국내에서만 4375대가 팔리며 르노코리아 내수 판매의 83.3%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그랑 콜레오스의 내수용 모델과 수출용 모델의 적기 공급을 위해 생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KGM도 토레스 하이브리드·토레스 EVX와 국내 최초의 전기 픽업인 무쏘 EV로 내수 판매 반등에 나섰다. KGM 관계자는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 등 신모델 출시에 힘입어 내수 판매가 4개월 연속 증가했다”며 “5000대 이상의 수출 물량을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판매 역시 상승세를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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