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달 3일부터 타이어 등 車 부품에 25% 관세
한국·금호타이어, 미국 현지 생산 확대 등 나설 전망
넥센타이어, 수익 구조 다변화 모색…대체 시장 공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 여파로 완성차뿐만 아니라 동남아 지역 생산 비중이 높은 타이어도 유탄을 맞을 전망이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는 현지 생산 확대와 공급망 재편 전략을 포함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다음달 3일부터 타이어 등 자동차 부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국내 타이어 업계 1·2위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아세안 국가에 둔 생산 거점에서 타이어를 만들어 북미로 수출하는 비중이 높다. 한국타이어는 북미에서 판매하는 타이어의 36%를 인도네시아에서 생산 중이며, 금호타이어는 대미 수출의 95%에 육박하는 타이어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부품 25% 관세가 현실화하면 국내 타이어 3사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실제 베트남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타이어의 관세가 기존 7.89%에서 25%로 오르게 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판매가 줄어들고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관세 폭탄 후폭풍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트남산과 인도네시아산 타이어에 자동차 부품에 해당하는 25% 관세를 매길지, 상호관세를 부과할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상호관세를 적용할 경우 베트남산 타이어는 46%까지, 인도네시아산 타이어는 32%까지 관세율이 치솟는다.
특히 미국은 국내 타이어 3사의 핵심 시장이다.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4%를 기록했다. 금호타이어는 29.5%, 넥센타이어는 25%로 한국타이어보다 높은 비중을 보였다. 특단의 대책 없이는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각각 연간 약 2000억원의 추가 비용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타이어 테네시 공장.<사진제공=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주도 아래 미국 테네시 공장의 생산 규모를 현재 연 550만본에서 올해 안에 연 1200만본으로 확대한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테네시 공장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믹스 개선과 미국 생산량 확대 등의 전략을 실행해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도 미국 조지아 공장을 활용하고 베트남 중심의 생산 구조에서 탈피해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판매 비중이 높은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기 위해 모델별 생산량을 조정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연간 330만본의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판매하는 타이어 대부분은 베트남 빈즈엉 공장(1350만본)에서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북미 매출 1조3880억원 중 80%인 1조1100억원가량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에 공장이 없는 넥센타이어는 유럽, 중국 등 대체 시장을 공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미국 물량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수출해 온 만큼 관세 부과 전 최대한 많은 물량을 선적해 미국 현지 창고에 비축해 두고, 향후 관세 정책 변화에 맞춰 대응할 계획이다. 넥센타이어는 오하이오, 캘리포니아, 텍사스, 조지아 등 총 네 곳에 현지 창고를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분위기”라며 “트럼프발 관세 충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미지수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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