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 5.9조원…전년보다 6.1%↓
‘최다’ KB금융, 6.7% 증가한 2.2조원…하나금융도 4.4% 개선
밸류업 공시에 배당 확대 기대…‘탄핵정국’ 리스크는 변수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이 전년보다 줄어든 가운데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개별 금융지주의 자금흐름 사정과 관계없이 올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공시)에 따라 적극적인 배당 확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불안정한 정국은 변수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치적 리스크가 불거진 데다, 여·야가 탄핵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현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1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상장사 중 최근 3개년 비교 가능한 261개 기업의 3분기 개별기준 잉여현금흐름을 조사한 결과,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올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 총액은 5조9237억원으로 1년 전보다 6.1% 감소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각종 비용과 세금, 설비 투자 등을 빼고 남은 잔여 현금흐름을 의미한다.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을 알려주는 기준으로 연말 배당여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의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은 1년 전보다 6.7% 증가한 2조23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KB금융의 잉여현금흐름 증가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2조958억원에서 올해 3분기 2조2364억원으로 6.7% 증가했다.
하나금융의 잉여현금흐름도 1년 전보다 늘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조782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 증가했다.
반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잉여현금흐름 규모가 줄었다. 신한금융은 1년 전보다 30.2% 감소한 7523억원, 우리금융은 19.3% 줄어든 1조149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잉여현금흐름 감소는 자본적 지출이 줄었음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감소한 데 기인한다. 3분기 누적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582억원으로 30.2% 줄었다. 같은 기간 자본적 지출은 9억원으로 57.2% 감소했다.
우리금융 역시 자본적 지출이 38.0% 감소한 5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9.3% 줄어든 1조14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금융지주의 잉여현금흐름 희비가 엇갈렸지만, 배당 확대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금융 모두 올해 밸류업 공시를 내놓고 자사주 매입·소각과 분기 균등 배당 등 구체적인 주주환원율 목표치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부터 탄핵 정국에 이르기까지 정치 리스크가 불거졌다는 점은 변수다. 금융지주의 밸류업 공시 배경에 정부의 금융정책이 자리한 만큼, 향후 실행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초 밸류업 정책 발표 이후 은행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은행주 주가가 크게 상승했는데, 정치적 불확실성 발생이 이를 후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밸류업 정책이 후퇴되지 않는다고 해도 원·달러 환율급등이 CET1 비율과 은행 손익 등 펀더멘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금융당국은 당초 계획대로 주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5대 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의지를 밝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조치, 불법공매도 근절을 위한 시스템 구축,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 등 이미 발표한 정책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소상공인 자영업자 금융 부담 완화, 실손보험 개혁 등 이달 중 발표하기로 한 대책도 일정대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금융위, 거래소 등과 올해 밸류업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도 구체적 추진 계획을 제시하는 한편, 해외 투자자, 글로벌 IB 등과 소통을 강화해 변함없는 자본시장 선진화 의지를 적극 설명하는 등 감독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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