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대응 필요했다"…내부거래 단속 나선 애경

시간 입력 2021-11-05 07:00:07 시간 수정 2021-11-04 17: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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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소유 SI 회사 AK아이에스→애경자산관리 사명 변경
IT 신설 법인에 애경자산관리 IT 사업 양도 예정
오너 회사 내부거래 비중 낮추고 DT 전환 속도 '두마리 토끼'

▲ⓒ<사진제공=애경그룹>

애경그룹이 오너일가 소유로 계열사 거래로 매출을 올렸던 AK아이에스와 같은 사명의 IT 자회사를 세웠다. 신설 회사는 지주사 AK홀딩스 계열로 편입돼 추후 오너 소유 AK아이에스의 IT 사업도 넘겨받는다. 내부거래를 지주사가 단속하겠단 것으로,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초석으로 해석된다. 

5일 애경그룹에 따르면 이달 IT 자회사 'AK아이에스'를 신설, 지주사 AK홀딩스 내로 편입했다.

기존에도 같은 이름의 SI(시스템통합) 회사를 두고 있었다. AK아이에스가 설립되면서 이 회사는 애경자산관리로 사명이 바뀌었다.

표면상 AK아이에스는 그룹의 DT(디지털전환) 전초기지이지만,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의 일환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AK아이에스가 애경자산관리가 맡아 하던 SI 사업도 넘겨받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애경자산관리의 전신은 애경의 모태인 애경유지공업이다. 도소매업으로 업종을 변경해 AK플라자 구로점을 운영하다 2018년 SI 회사인 AK아이에스와 합병했다. AK아이에스의 주 고객사는 애경그룹 계열사다. 수익 구조상 내부거래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작년 말 기준 전체 매출의 80%가 계열사와 거래에서 발생했다.

문제는 이 회사의 주주 구성이다. 애경자산관리는 100% 오너 소유 회사다.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이 과반수를 지배하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은 장영신 회장과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 등이 나눠 가졌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가 지주사 밖에 있으니 단속을 한다 하더라도 외부 시선이 신경 쓰일 수 밖에 없었다. 총수 개인 회사의 내부거래는 공정위 역시 예의주시 하는 부분이다. 애경은 2018년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에 포함,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다.

당장 애경자산관리를 AK홀딩스로 편입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지주 계열의 IT 자회사가 SI 사업을 양수하는 것이 애경 입장에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SI 사업이 AK아이에스로 넘어가면 애경자산관리의 내부거래 비중은 낮아진다. 또, AK아이에스를 지주사 안에서 관리하게 되면서 ESG 경영 명분도 살렸다.

실제, AK홀딩스는 지배구조 투명성과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했다. 또, 애경자산관리가 용역을 맡아왔던 제주항공, 애경산업 등 주요 계열사들은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신설 법인을 설립하면서 지주사 안에 편입하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AK아이에스는 그룹의 IT 역량을 끌어올리고, 전기차 충전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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