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판 짠 스타벅스 이사회…전략통→재무통 '배턴터치'

시간 입력 2021-10-18 07:00:08 시간 수정 2021-10-15 21: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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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업→종속기업…재무 관리 필요성
향후 상장 가능성도 높아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이사회에 '재무통'을 내려보냈다. 지분 추가 인수를 진두지휘했던 형태준 부사장이 빠진 자리를 재무전문가 2인이 채운다.

종속기업으로 변경되면서 이마트 회계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만큼, 가까이에서 재무 관련 모니터링을 해줄 임원이 필요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18일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7일자로 그룹 전략실의 우정섭 재무본부장과 강승협 지원본부장이 이 회사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일자로 임원인사를 끝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이사회 개편을 마쳤다. 지난달 이마트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67.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기존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갖고 있던 지분을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인수했다. 임원인사도 마무리된데다, 지분 변동도 있었기 때문에 의사결정 기구 변화가 불가피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측은 "이마트의 지분 추가 인수에 따른 이사회 개편으로, 감사와 사내이사는 신세계그룹에서, 비상근 임원은 GCI에서 각각 추천한 인물로 새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사내이사였던 형태준 부사장은 제외됐다.

지난 4월 등기임원으로 부임한 형 부사장은 이마트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추가 지분 인수건을 살폈다. 제 역할을 다한 형 부사장이 떠난 자리는 '재무통'이 채웠다.

강승협 상무는 20여년간 재무 업무를 담당한 인물로 전문성을 인정받아 올해부터 이마트 이사회에 출석하고 있다. 당시에도 형태준 부사장이 사내이사직을 사임하면서 강 상무가 배턴을 이어 받았다.

강 상무는 이마트에브리데이, 신세계TV쇼핑, 이마트24, 제주소주 등 여러 계열사에서 감사를 수행한 바 있다. 특히 적자 회사의 재무제표를 주로 살폈다. 그간 여러 계열사를 거치면서도 스타벅스커피코리아와는 인연이 없었는데, 이번에 임원으로 등기돼 재무나 경영 진단 관련 조언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정섭 전무 역시 오랜 기간 재무를 맡아왔다. 그 공을 인정받아 2022년도 임원인사에서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세계사이먼, 신세계를 거쳐 2017년부터 그룹 전략실에 소속돼 재무를 총괄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이사회에 재무통을 내려보낸 것은 계열사로서 위상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마트가 지분 과반수를 보유하게 되면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공동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달리 분류하게 된다. 종속기업이 되면 자산을 비롯해 손익지표가 100% 반영돼 이마트 회계에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 무엇보다 그간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련 이익은 이마트 영업외손익에 계상됐지만, 앞으로는 이마트 영업이익으로 처리된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이익이 감소하면 이마트 연결 이익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가까이에서 재무 부문에 조언해줄 인물이 필요하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연매출 2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수익성이 주춤했다. 올 들어 이익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코로나 이전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IPO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이번 지분 인수에 FI(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GIC에 투자금 회수 방안을 마련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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