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에 투자…사업 연계성 높은 기업 물색
MZ세대 소비 성향 파악에도 도움될 듯
아모레퍼시픽이 스타트업의 잠재력에 배팅했다. 될성부른 기업이라 판단되는 곳엔 과감하게 추가 투자도 했다.
화장품 시장을 두고 LG생활건강과 치열해진 1위 싸움에 유망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투자로 혁신에 고삐를 당겼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아모레퍼시픽은 '프로젝트노아'라는 생활용품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투자금은 공개되지 않았다.
프로젝트노아는 대나무 칫솔 브랜드 '닥터노아'를 제조·판매한다. 플라스틱을 대체한 친환경 제품인데다, 원가 경쟁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21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를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올해 시리즈A 단계서 30억원을 추가 모집했다.
생활용품이라는 공통분모가 자금 지원으로 이어졌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알엑스씨에도 30억원을 투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톤28에 12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2017년 첫 투자 이후 4년 만이다. 기존 10.2%에서 16%로 지분을 확대, 톤28의 주요 주주가 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7년부터 꾸준히 신규 투자처를 물색해왔지만 2차, 3차 추가 투자는 없었다.
톤28은 맞춤형 화장품 구독 서비스하는 곳이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맞춤형 화장품에 관심을 두고 있다. 톤28은 아모레퍼시픽 보다 먼저 해당 서비스를 선보였던 곳이다. 톤28 추가 투자는 단순 투자를 넘어 미래 먹거리 선점 차원으로 풀이된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아모레퍼시픽이 스타트업의 잠재력에 투자한 것은 시장 1위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단 분석이다.
실제, 화장품 시장 1위를 두고 LG생활건강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CNP, 미국 에이본 등 투자 적기를 놓치지 않고 공격적 경영에 나섰던 것이 코로나 시국에 빛을 봤다. 최근에도 염모제 '알티폭스'로 유명한 미국의 보인카 경영권을 인수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헤라, 설화, 라네즈 등 히트 브랜드로 시장 선두를 사실상 독주해왔는데, LG생활건강이 그 격차를 좁혔다. 올 상반기 기준 두 회사의 화장품 사업부 매출 차이는 약 3400억원이다.
스타트업 투자는 MZ(2030)세대 소비 성향을 이해하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작년 MZ세대에 인기가 좋은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투자 조합을 결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AP&M 뷰티패션합자조합에 49억원을 출자했다. 무신사-아모레퍼시픽 투자조합은 올초 패션 기업 '유어네임히얼'에 투자했다.
서경배 회장은 올해 신년메시지에서 "각각의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적시에 고객과 교감하는 것은 물론, 일하는 방식을 철저히 재검토하여 디지털 시대의 경쟁 우위를 선점해야 한다"며 디지털 대전환을 경영 목표로 꼽았다. 올해 온라인 매출은 두자릿수 뛰었다. 모바일에 익숙한 MZ세대는 온라인 채널 성장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고객층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존 사업과 연계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를 물색할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기존 뷰티 사업 외에 다른 유망 분야는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뷰티·헬스케어와 관련된 바이오 사업은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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