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家 차남 서경배 회장, 장녀 민정씨에 승계 작업 '착착'

시간 입력 2017-02-21 08:32:27 시간 수정 2017-02-21 08:39:42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재계에 통용되는 '장자승계 원칙'을 깨고, 차남임에도 능력을 인정받아 후계자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장녀 승계 방침을 일찌감치 확정짓고,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2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서경배 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 미국 코넬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24세(1987년)에 태평양화학 과장으로 입사해 27세(1990년)에 태평양 재경본부 이사대우 본부장으로 임원 배지를 달았다. 입사부터 임원 승진까지 약 2.7년이 소요됐다.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 전신인 태평양의 창업주인 고 서성환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서 명예회장은 일찌감치 장남인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에게 금융·건설·금속 등의 사업을, 차남인 서 회장에게 그룹의 모태인 화장품 사업을 물려줬다. 서 회장이 후계자로 낙점된 결정적 계기는 그가 진두지휘한 구조조정 때문이었다.

서 회장이 1993~1997년 태평양 기획조정실 사장을 지낼 때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외에 증권·의류·야구단·농구단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계열사 부실과 노사 갈등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서 회장은 화장품을 뺀 '곁가지 사업'을 정리하자며 아버지인 서 명예회장을 설득했고, 이를 주도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그의 장녀인 서민정씨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니스프리 매장 전경(사진=아모레퍼시픽)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그의 장녀인 서민정씨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니스프리 매장 전경(사진=아모레퍼시픽)

1997년 말 외환위기가 터졌다. 많은 국내 대기업이 연쇄 부도를 냈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선제적인 대응 덕분에 큰 화를 피할 수 있었다. 이후 서 회장은 1997년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2006년 아모레퍼시픽으로 사명 변경), 2013년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에 순차적으로 올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제2막'을 책임졌다.

현재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제3막을 준비하고 있다. 서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씨(26)에 대한 후계승계가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코넬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민정씨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디딘 뒤 올 초 아모레퍼시픽에 평사원(경기도 오산 뷰티사업장 생산부문)으로 입사했다.

많지는 않지만 주식 일부도 오래 전에 증여받았다. 민정씨는 2006년 서 회장으로부터 지주사인 아모레G(아모레퍼시픽그룹·26.48%)와 아모레퍼시픽(8.43%) 우선주를, 2012년 비상장사인 이니스프리(18.18%)와 에뛰드(19.5%)의 보통주를 각각 받았다. 이중 아모레G 우선주가 작년말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민정씨는 지분 2.71%를 보유한 주주가 됐다.

민정씨가 보유한 이 지분들은 향후 자산승계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서 회장의 아모레G 지분가치가 5조 원대(53.9%)인 상황에서 지분 증여가 사실상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민정씨가 보유한 비상장사 두 곳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에서 많이 써왔던 자회사 기업가치 상승→기업공개→자금마련 수순을 전망하는 것이다.

더구나 현재 이니스프리, 에뛰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와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선정한 5대 브랜드에 속해 있다. 그룹 차원의 육성이 더해져 기업가치가 커질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라 민정씨의 지분가치 상승과 경영권 승계작업에도 가속도가 붙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박미리 기자]

관련기사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