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된 조기대선, ‘망사용료·플랫폼법’ 속도 내나…美 통상압박 최대변수

시간 입력 2025-04-07 07:00:00 시간 수정 2025-04-04 17: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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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파면, 조기 대선 국면 돌입…ICT 관련 법안 변화에 주목
빅테크에 망 사용료 부과하는 ‘망 이용계약 공정화법’ 탄력 기대
민주당표 플랫폼 규제 법안 급물살 탈 듯…‘사후 제재’에서 ‘사전 규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비관세 무역 장벽 지적, 큰 변수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됨에 따라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통신·플랫폼 관련 주요 법안의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탄핵정국으로 논의가 중단된 망사용료 부과 및 플랫폼 규제와 관련한 법안논의에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국내 망사용료 부과 및 플랫폼 규제 도입을 대표적인 무역장벽으로 지목하면서,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등 통신 4사는 글로벌 CP(콘텐츠 사업자)들에게도 망 이용대가를 부과하는 ‘망 이용계약 공정화법’의 입법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그동안 여권과 대립각을 세워온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이 줄곧 망 사용료 입법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넷플릭스,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막대한 인터넷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국내 기업 수준의 망 이용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무임승차 하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우영 민주당 의원은 “글로벌 CP 중 일부가 합당한 망 이용 대가를 내지 않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강조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역시 “망 제공자가 경쟁자일 수 있다는 이유로 정당한 사용료 납부를 거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용자가 누구든, 비용이 발생하면 대가를 치르는 것이 기본 시장 질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검색·소셜미디어 등이 국내 트래픽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들 사업자에 합당한 망 이용 대가를 부과하면 연간 조(兆) 단위의 신규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출처=연합뉴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주요 업체는 갈림길에 선 플랫폼 규제 법안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지난해 관련 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부여당이 기존 공정거래법 개정 방식을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별도의 플랫폼 규제 법안(온라인 플랫폼 거래 공정화법) 제정을 요구하며 맞섰다. 특히 ‘사후추정제(정부안)’냐 ‘사전지정제(야당안)’냐를 두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결국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표했지만, 탄핵 정국에 들어서며 입법이 미뤄진 상태다.

조기 대선을 통해 정권이 교체될 경우, 현 정부에서 추진해온 사후추정제 기반의 플랫폼 규제 법안 추진은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시절 온플법(온라인플랫폼법)을 강하게 추진한 바 있고, 조국혁신당 역시 규제 강화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사전 규제’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야권이 주장하는 플랫폼 규제 법안은 시장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를 사전에 지정하고, 거래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계약 해지 시 사전 통지 의무 등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해당 플랫폼 사업자들은 벌써부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법이 사전 규제 방식으로 가면, 시장 자율성이나 혁신성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며 “공정경쟁을 위한 규제 자체에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지나친 사전 지정이나 과도한 의무 부과는 새로운 서비스 개발이나 스타트업 협업 같은 혁신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무역대표부의 2025년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 표지. <출처=미국 USTR>

다만, 망사용료, 플랫폼 규제 추진에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발표한 ‘2025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에서 한국의 망 사용료 부과 움직임과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USTR는 “해외 콘텐츠 공급자가 한국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에게 별도의 망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며 “일부 ISP가 동시에 콘텐츠 사업도 운영 중이어서 미국 업체들이 망 이용대가를 부담하면 한국 경쟁사에게 유리한 반(反)경쟁적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 ISP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돼 독과점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플랫폼 규제에 대해서도 “한국 기업 2곳과 미국 대기업들에만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데, 다른 주요 한국 기업과 제3국 기업은 제외된다”며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미 측은 최근 국내 정치적 혼란으로 국회 논의가 지체되지만, 향후 법안 처리 과정에서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망사용료, 플랫폼 규제 이슈를 한국내 대표적인 무역장벽으로 꼽고 있어, 향후 한미간 상호관세를 둘러싼 실무협상에서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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