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합산 매출 279.9조원·영업이익 27.5조원 추정
판매 감소에도 매출 성장…고수익 차종 중심 판매 주효
환율 상승·품질 비용 등 변수…판매보증충당금도 부담

현대자동차·기아가 다음주 지난해 4분기를 포함한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3년 연속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연간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제네시스·SUV·친환경차 등 고수익 차종 중심의 판매로 수익성 개선이 유력하다. 다만 지난해 말 급등한 환율에 따른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가 실적에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판매보증충당금 상승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연간 합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279조9273억원, 영업이익 27조51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6.7%, 영업이익은 2.9%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하면 역대 최대 연간 실적을 올린 2023년(매출 262조4720억원·영업이익 26조7348억원)을 뛰어넘어 2022년 이후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하게 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173조541억원, 영업이익 14조8326억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가 2023년 매출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 15조1269억원의 실적을 냈던 점을 고려하면 매출은 6.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9% 감소한 수준이다.
기아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106조8732억원, 영업이익 12조6819억원으로 예상된다. 2023년 대비 매출은 7.1% 늘고, 영업이익은 9.3% 증가한 수치다. 이 경우 기아는 연간 최대 실적 경신은 물론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100조원을 넘기게 된다.
특히 판매 감소에도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723만1248대로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414만1791대로 1.8% 감소했고, 기아는 308만9457대로 0.1% 증가했다.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초 제시한 연간 글로벌 판매량 목표치는 744만대로, 목표 달성률은 97.2%를 기록했다.
실적 성장은 제네시스, SUV, 친환경차 등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수소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수출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70만7853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친환경차 기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다. 일명 ‘제값 받기’ 정책을 통해 승용과 레저용차량(RV) 부문의 평균판매가격(ASP)을 끌어올린 부분도 호실적을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소재 메종디탈리에서 진행된 팰리세이드 론칭 행사에서 문용문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왼쪽부터),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정유석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 박성열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 의장 등 현대차 노사 대표가 신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하지만 환율 상승, 품질 비용 발생 가능성 등 변수가 산재해 있어 최대 실적 달성 여부는 미지수다.
지난해 말 국내외 불확실성에 따라 급등한 환율은 현대차·기아의 매출과 영업이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기아는 수출 비중이 높아 달러가 강세면 환차익을 볼 수 있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원·달러 평균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국내 자동차 업계 매출은 약 4000억원 늘어난다.
반면 환율 상승은 실적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판매보증충당금도 늘어나게 만든다. 판매보증충당금은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를 팔면서 제공하는 무상 보증과 수리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판매 시점에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통상 달러로 적립하는 만큼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적립해야 하는 원화 기준 충당금 규모도 덩달아 커지게 된다.
일회성 품질 비용이 현대차·기아 실적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3분기 현대차는 북미에서 그랜드 싼타페에 대한 보증 연장 조치로, 기아는 북미 지역 엔진 보증기간 연장에 따른 일회성 품질 비용으로 총 1조원에 육박하는 충당부채를 현대차그룹 영업이익에 반영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위원은 “인센티브 증가와 기말 환율 상승에 따른 판매보증충당금 증가가 실적 부진 사유”라며 “우호적 환율과 경쟁 구도 재편 과정에서 선점한 우월한 협력 구도에 기반해 올해는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