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NH·메리츠증권 등 고액자산가 겨냥 WM조직 강화
수익성 개선 시급한 iM증권도 리테일 강화…시장 불안 속 수익다각화 안간힘
연말을 맞아 증권사들이 조직개편안을 내놓는 가운데, 자산관리(WM) 부문 강화를 골자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증시 약세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투자 여력이 있는 고액자산가 대상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증권사들이 많아지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iM증권, SK증권 등이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먼저 지난달 11일 조직개편을 발표한 미래에셋증권은 ‘PWM부문(Private Wealth Management)’를 신설, 산하에 패밀리오피스센터를 편제했다. 초고액자산(UHNW) 고객 자산관리 및 WM 글로벌 자산배분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또 투자전략부문 산하 ‘웰스테크(Wealth Tech)본부’도 신설,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키로 했다.
아울러 기존 연금 1‧2부문은 연금혁신부문과 연금RM1~3부문으로 개편해 연금영업 조직을 확대하고, 마케팅을 강화했다. 특히 연금제도 변화 등 시장환경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지난 3일 조직개편안을 발표한 NH투자증권 역시 ‘리테일혁신추진부’를 신설키로 했다. 이 조직은 새로운 핵심 고객군으로 주목받는 디지털 부유층을 공략하고, 디지털 채널로 분화하고 있는 조직 체계를 구축하는 임무를 맡는다.
아울러 기존의 디지털전략본부는 ‘그로스(Growth)’ 그룹으로 변경,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기반 성장을 추진한다. 리테일지원본부는 ‘리테일 어드바이저리본부’로 변경, 전문적 자문서비스 및 지원업무로 확대 개편했다.
리테일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메리츠증권 역시 고액자산가층을 겨냥하는 패밀리오피스 조직 신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외부 출신 WM 임원급을 영입했다. 장원재 대표는 지난달 열린 메리츠금융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패밀리오피스에 대해 “다른 회사 상품을 고객에게 소개하는 것이 아닌, 메리츠 내 차별화된 운용 역량으로 고객이 투자할 수 있도록 자사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대로 수익이 하락 중인 중소형 증권사들도 조직개편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iM증권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영업점 일부를 통폐합하고, 거점별 ‘메가센터 모델’로 전환한다. 이곳에서는 4~5명 단위의 자산전문가로 구성된 공동영업팀을 운영, 고객들에게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적자를 내고 있는 리테일 부문을 내년부터 흑자 구조로 전환시킨다는 목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증권사의 WM부문(자산관리) 수수료수익은 총 2480억원으로 전년 동기 2090억원 대비 18.7% 늘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데다 위탁매매도 국내 증시 약세로 타격을 입은 반면 자산관리 부문은 꾸준한 상품 개발, 자산관리 서비스의 세분화 및 마케팅 강화로 늘어나는 모습이다.
한편, 마찬가지로 적자의 위기에 처한 SK증권은 리테일보다 기업금융(IB)에 주력하는 조직개편안을 내놓았다. 수익 다각화보다는 기존에 강점을 둔 부문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SK증권은 IB총괄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신설하고, 기업금융본부를 분야별로 더욱 세분화시켜 전문성을 높이고 업무효율을 제고하기로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액자산가 고객을 다수 유치하는 것이 증권사로서는 상당한 수익원이 되고 있어 관련 서비스를 적극 늘리고 있다”며 “오프라인 점포 또한 고액자산가의 접근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화, 특화시키는 것이 최근의 방향성”이라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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