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의 새 무기 ‘부동산’ 성과 가시화…PF 수수료익 129% ↑

시간 입력 2024-09-03 17:48:12 시간 수정 2024-09-03 17:4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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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KT부지 개발사업에 6천억대 투자…송도더블원·롯데건설 PF펀드 등 참여
올 상반기 부동산PF 수수료수익 전년대비 급성장…수익 다각화 크게 기여

키움증권이 부동산 투자에 주력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리테일에 쏠린 수익구조를 다변화한다는 엄주성 사장의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달 서울 양천구 목동 옛 KT부지 개발사업 브릿지론에 6100억원을 단독 투자했다.

해당 사업은 목동 924번지 일원에 지하 6층~지상 48층의 고층 주거형 오피스텔(658실 규모) 및 근린생활시설을 짓는다. 그간 부동산 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던 이 사업은 키움증권의 대규모 투자로 다시금 속력이 붙게 됐다. 이번 투자로 기존 KT 전산센터는 철거되고, 내년 중 PF 전환될 예정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최근 15년간 신축 공급이 전무했던 목동 중심에 전용 34평 이상의 신축으로 공급되는 알짜 사업”이라며 “이번 ‘빅딜’은 옥석가리기를 통해 대형 시공사가 참여하는 우량PF 사업장을 발굴하고 딜을 완결하는 키움증권의 역량이 십분 발휘됐다”고 자평했다.

이에 앞서 키움증권은 올 1분기에는 GS건설의 송도국제화복합단지 개발(송도더블원)에 250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또 롯데건설의 총 2조3000억원 규모 부동산 PF 매입 펀드에 다른 금융사들과 함께 참여한 바 있다.

그간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수익만 전체의 90%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엄주성 사장 취임 이후 기업금융(IB) 부문 육성에 나서며, 부동산 투자에 대한 전사적 역량 투자가 이뤄졌다.

먼저 엄 사장은 취임 후 조직개편을 통해 IB 담당 조직을 부문별로 세분화했다. 먼저 IB조직을 기업금융부문으로 격상시킨 뒤 기업금융‧커버리지‧M&A금융본부로 나누고 충원에 나섰다.

그 결과 올 상반기 기준 부동산금융(구조화‧PF) 수수료수익은 825억원으로 전년 동기(360억원) 대비 129.2%나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PF 시장의 불확실성 증대로 많은 증권사들이 타격을 입은 반면, 키움증권과 같이 자금 여력이 있는 일부 대형사에게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자기자본 규모 4조원대의 초대형사인 키움증권 역시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며 부동산 PF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부동산 PF를 공격적으로 하던 중소형사의 경우 최근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리스크가 큰 딜에는 위험을 감수하기 어려워 투자를 자제하는 반면 자금력이 받쳐주는 대형사들은 보다 과감하게 투자를 할 수 있어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는 현상이 일어나는 듯하다”고 전했다.

이러한 수익 다각화는 키움증권이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초대형IB 인가와 무관하지 않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내부적 이슈로 미뤘던 초대형IB 인가 준비 작업을 재개했다. 다만 지난 7월 금융감독원이 차액결제거래(CFD) 사태와 관련해 키움증권의 투자자 보호가 미흡했다는 결론을 내놓으면서, 당국 심사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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