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부문 순영업수익 176억…전년 동기보다 32% ↑
1억원 이상 고액자산 고객도 1만명 넘겨…여전히 낮은 리테일 비중은 과제로
메리츠증권이 올 상반기 실적 성장을 거둔 가운데, 자산관리(WM) 부문에서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그간 기업금융(IB)과 부동산에 쏠린 수익 구조를 다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가시화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이익에서 리테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만큼 이를 보완해 초대형IB 진입을 완수한다는 전략이다.
27일 메리츠금융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올 상반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3918억원을 벌어들이며 전년 동기 대비 59.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채권금리 하락에 따른 운용 실적 개선으로 자산운용 실적이 크게 증가했으며, IB와 리테일 부문에서도 실적이 소폭 증가하며 전 부문의 실적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상반기 실적 성장폭이 컸던 부문은 자산운용(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 및 자산관리(32% 증가)다. 자산운용 부문에서는 3685억원의 순영업수익을 냈으며 자산관리는 176억원의 영업수익을 냈으나 전년 동기(134억원)보다는 유의미하게 늘었다.
올 2분기 기준으로는 자산관리 부문 순영업수익이 107억원으로 전년 동기 71억원 대비 증가폭(51%)이 더욱 컸다.
1억원 이상 자산을 예치한 고객 수도 올 2분기 기준 1만319명에 달해 처음으로 1만명을 넘겼다. 전년 동기(9146명)에서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WM부문 실적성장은 펀드(집합투자증권) 판매가 주효했다. 지난해까지 1조원에 머물렀던 펀드판매 잔고는 올 1분기 1조8000억원, 2분기 1조3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채권 또한 1분기 1조3000억원, 2분기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원)보다 다소 늘어났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수익다각화를 위해 각자대표 체제로 장원재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이어 오프라인 금융센터장 다수를 교체하는 등 WM 부문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메리츠증권이 운영하고 있는 오프라인 금융센터는 단 7곳 뿐이지만, 고액 자산가를 타깃으로 하는 강남프리미엄WM센터 등 고객 유형에 따른 맞춤형 차별화 전략을 통해 꾸준히 자산가들을 모으고 있다.
다만 위탁매매와 WM이 모두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불구, 여전히 메리츠증권의 전체 이익에서 리테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적다. 공시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WM(3%)과 위탁매매(4%)가 차지하는 순영업수익 비중은 전체의 7%에 불과해 여전히 10%를 넘지 못한다.
앞으로도 메리츠증권의 리테일 육성은 지속될 예정이다. 특히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고액자산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신규 서비스도 탄생을 앞두고 있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각자대표는 지난 14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리테일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다양한 투자자 계층의 니즈가 폭발적으로 성장, 확대하고 있다”며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지난 10여년 간 메리츠가 쌓아 온 리스크 관리와 투자 노하우를 공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새 상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기주도형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트레이딩 플랫폼 강화와, 타 증권사 대비 저렴하게 장외채권을 매매할 수 있는 플랫폼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당시 초대형IB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 5개뿐인 초대형IB는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6번째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 있다. 이를 두고 키움증권, 하나증권을 비롯한 대형사들이 물밑 경쟁을 벌이는 상태다. 이들은 모두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라는 물리적 조건은 일찍이 갖췄지만 초대형IB는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인가를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금투업계의 시장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대형사들의 수익 다각화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초대형IB로 인가받게 되면 발행어음 등 신규 사업이 가능해지며 다양한 부문에서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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