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0개 운용사 상반기 순이익 1조316억원…미래에셋 2천억대
ETF 상위권 운용사들 대부분 약진…적자 운용사도 여전히 40% 육박
올 상반기 자산운용사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6%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간 수수료 ‘출혈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던 주요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큰 폭의 실적 성장세가 나타남에 따른 것이다. 반면 운용사 열 곳 중 네 곳이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나 운용사 간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24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전체 470개 자산운용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316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7573억원)보다 36.2% 늘었다.
전체 운용사 중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낸 곳은 이번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상반기 2472억원을 벌어들이며 전년 동기(1871억원)보다 32.1% 성장했다. 미래에셋운용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해외법인과 상장지수펀드(ETF) 판매 실적 등이다.
금투협 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의 집합투자기구(펀드)운용보수는 지난해 상반기 1311억원에서 1553억원으로 늘었다. 미래에셋운용의 ‘TIGER’ ETF는 현재 36% 가량의 시장점유율로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점유율 38%)의 ‘KODEX’를 근접하게 추격하고 있다.
뒤이어 신한자산운용이 80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121억원) 대비 무려 564.5%나 급증했다. 신한자산운용 역시 ETF 시장에서 세를 불리며 수익이 크게 늘어났다. 신한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상반기 1조5987억원에서 올해 4조5494억원으로 3조원이나 늘었다. 시장점유율 기준으로도 상위 5개사 안에 진입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701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158억원 대비 343.7% 늘었다. 지난 2022년 처분한 대체투자 부문(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올 3월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그 처분비용 524억원이 올 1분기 이익으로 편입된 게 결정적이었다.
이밖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590억원 △삼성자산운용 422억원 △한화자산운용 342억원 △KB자산운용 324억원 등 ETF 시장 상위권 운용사들이 실적 상위권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 운용사는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늘어났다.
앞서 주요 운용사들은 ETF 보수를 경쟁적으로 인하하면서 고객 몰이에 나섰다. 업계 1위 삼성운용은 자사 ETF 중 일부 상품의 운용보수를 0.0099%로 인하했다. 이에 대응해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자사의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 보수를 이보다 0.0001% 낮은 0.0098%로 인하하며 ‘맞불’을 놨다.
여기에 합세해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등도 ETF 상품의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운용사 간 수수료 인하 경쟁에 불이 붙었다.
이 때문에 중소형 운용사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대형사 대비 비교우위를 위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저가 전략에 나서게 되면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그렇잖아도 열악한 수익원이 더욱 줄어드는 것이다.
올 상반기 적자를 낸 운용사는 총 184곳으로 전체 470개사 중 39.1%로 집계됐다. 열 곳 중 네 곳 정도는 적자 운용사인 셈이다. 상위권 운용사들의 실적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소규모 운용사 다수는 적자를 내면서 운용사 간 양극화 현상도 더욱 심화됐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 규모가 지난달 말 기준 160조원까지 팽창하면서 운용업계의 수익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당장의 수익성 증대에 집중하느라 상품의 차별성은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상품 개발이 장기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