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한양증권 품는 KCGI…종합금융그룹 내다본다

시간 입력 2024-08-12 07:00:00 시간 수정 2024-08-09 17: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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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자산운용 인수 이후 증권사까지 인수 추진…양사 간 시너지 기대
매매대금 2400억원 넘겨…PBR 1.7배 달해 ‘파킹딜’ 의혹도 제기

일명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사모펀드(PEF) KCGI가 한양증권의 새 주인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자산운용사 인수에 이어 증권사까지 손에 넣게 되면 종합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이 한층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지난 2일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KCGI를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매매 지분율은 보통주 376만6973주(29.6%)이며, 매매대금은 약 2449억원이다.

앞서 한양학원은 지난달 한양증권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당초 강성부 KCGI 대표는 한양증권 인수설을 부정했으나, 결국 인수를 선택했다.

KCGI는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지난해 8월 ‘KCGI자산운용’으로 개칭하고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등을 내놓으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강성부 KCGI 대표와 한양증권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지난 2018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채권 애널리스트 출신인 강성부 대표가 세운 KCGI는 그간 다양한 기업의 경영에 참여하면서 행동주의 펀드로서의 이름을 알렸다. 대한항공, 현대엘리베이터, DB그룹 등 오너 회사에 주주 행동주의를 실천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자산운용사에 이어 증권사 인수까지 추진하면서 KCGI는 기존 PEF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종합 금융그룹으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양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4964억원으로 업계 30위권의 소형사에 속한다. 하지만 규모 대비 내실있는 ‘알짜 증권사’로 손꼽히는 곳이다.

특히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가 4연임을 거치며 철저한 체질 개선으로 규모의 성장뿐 아니라 수익구조까지 크게 개선됐다. 변방의 소형 증권사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성공적인 부동산 PF 투자로 트랙레코드를 쌓아 왔다.

앞으로 KCGI가 거쳐야 할 관문은 자금 조달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다. 공시에 따르면 한양증권의 매매대금은 2400억원대다. 총자산 규모가 1000억원을 밑도는 KCGI로서는 적지 않은 규모다.

인수 지분이 보통주 376만6973주인 것을 감안하면 주당 6만5000원에 달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다고 해도 1분기말 기준 한양증권의 주당순자산(BPS)가 3만7495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는 주당순자산비율(PBR)을 1.7배 수준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인수자금을 수혈하기 위해 전략적투자자(SI)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과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다. 먼저 지난해 KCGI자산운용 인수 당시에는 문제 없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만큼, KCGI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거래만 놓고 보면 풀리지 않은 의혹들이 일부 있다. 한양학원과 KCGI가 ‘파킹 딜(기업의 오너가 자신의 보유 지분을 우호적 제 3자에게 일정 기간 맡겨 놓는 계약을 한 후, 추후 되찾아오는 거래)’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다.

매각 가격에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적용됐으며, 입찰이 타 거래 대비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된 점 때문이다. 한양학원이 한양증권 지분 매각 건에 대해 이사회 승인을 받은 것이 지난달 9일, 그리고 KCGI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공시를 하기까지 한 달도 채 걸리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양증권이 콜옵션으로 다시 지분을 사들일 수도 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그리고 매각 사실이 공식화되기 수 일 전부터 한양증권 주가가 급등한 점 등으로 사전에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이러한 의혹과 관련해 심사 과정에서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양증권이 규모 대비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인수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향후 KCGI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간의 시너지 효과를 통한 시장 지배력 효과 증대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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