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모녀, 키맨 신동국 회장에 지분 6.5% 매도…전문 경영인 체제 도입

시간 입력 2024-07-04 17:45:00 시간 수정 2024-07-05 08: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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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금액 1644억원…전문 경영인 체제로 회사 운영
임종윤 이사 “공시에 불법적인 점 없는지 검토” 반발

(왼쪽부터)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진제공=각 사>
(왼쪽부터)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진제공=각 사>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 지분 6.5%를 매도하며 손을 잡았다. 앞서 신 회장은 임종윤·종훈 형제 측을 지지하며 경영권 획득에 기여했으나 모녀 측과 다시 손을 잡으며 새 국면을 맞이했다. 과반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한 모녀와 신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한미약품을 운영할 계획이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모녀의 한미사이언스 주식(444만4187주, 총 6.5%)를 1644억원에 신 회장에 매도하고 공동 의결권을 행사하는 약정 계약(의결권공동행사약정)을 지난 3일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송회장 모녀(15.86%)와 신 회장(18.93%), 모녀 측 우호 지분의 합은 48.19%에 이른다. 반면 임종윤 이사와 임종훈 대표의 지분은 각각 12.46%, 9.15%다. 형제 측 우호 지분까지 합하면 45.2%이다.

특히,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이번 계약으로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 오버행 이슈도 해소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난 2020년 한미약품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 별세 이후 오너 일가는 5400억원의 상속세 부담을 안게됐다. 상속세 중 2700억원 가량은 납부했고 올해와 내년에 걸쳐 나머지 2700억원을 추가 납부해야 된다. 올해 초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OCI 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한 주된 이유도 상속세 납부 때문이다. 하지만, 형제 측 반발과 지난 3월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밀리며 OCI와의 통합이 무산됐다. 

송 회장과 신 회장 측은 “그룹 경영권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당사자들 중 가장 많은지분을 보유한 큰어른으로서, 이같은 혼란과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지속가능한 한미약품그룹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녀 측과 신 회장은 기존 오너 중심 경영 체제에서 벗어나 현장 중심의 전문 경영인 체제로 회사를 운영할 방침이다. 대주주가 사외이사와 함께 참여형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 경영을 지원하고 감독하며 회사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모녀와 신 회장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전문 경영인을 선임할 전망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는 오너가 차남 임종훈 이사가 맡고 있다. 한미약품은 전문 경영인인 박재현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어 그대로 회사를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임종윤 이사는 주식 매도 계약 공시를 문제삼고 나섰다. 임종윤 이사 측 관계자는 “상장사 공시 내용을 한미약품이나 한미사이언스 쪽에서 공시한 것이 아닌 일반 오너 개인이 공시한 것”이라는 점을 들며 “이번 공시에 불법적인 게 없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희연 기자 / c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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