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지난해 영업익 26조원 돌파…14년 만에 상장사 1·2위

시간 입력 2024-01-25 17:45:00 시간 수정 2024-01-25 17: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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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산 매출 262.5조원, 영업이익 26.7조원 ‘사상 최대’
SUV·친환경차 등 고수익 차종 중심 판매 전략 주효
현대차 하이브리드·기아 전기차 방점…라인업 재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나란히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두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상장사 영업이익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의 판매 호조에 더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를 필두로 한 고수익 차종 중심 판매 전략이 적중한 덕분이다.

현대차는 올해 간판 SUV인 싼타페를 포함한 하이브리드차를, 기아는 EV3와 EV5 등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소형 전기차를 앞세워 실적 질주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기아, 합산 매출 260조·영업이익 26조 돌파 신기록

25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 15조1269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14.4%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54% 급증했다.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15조원을 넘어선 것 또한 사상 최초다.

기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99조8084억원, 영업이익 11조6079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대비 매출은 15.3%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60.5% 급증했다. 기아 역시 새 회계기준 도입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1944년 창사 이래, 1998년 현대차그룹으로의 인수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합산 실적은 매출 262조4720억원, 영업이익 26조734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6%, 56.8%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6조5400억원)을 4배 이상 웃도는 수치로, 매달 2조원이 넘는 수익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로써 현대차와 기아는 2009년 이후 14년 연속 상장사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지켜온 삼성전자를 제치고 수익성 부문에서도 나란히 1위와 2위에 올랐다.

현대차가 지난해 11월 16일(현지시간) ‘2023 LA 오토쇼’에서 공개한 ‘디 올 뉴 싼타페’.<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기아가 역대급 실적을 낸 비결은 SUV와 친환경차 등 고수익 차종 중심의 판매 전략에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421만6898대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지난해 SUV 판매 비중은 53.9%로 전년 대비 2.4%포인트 상승했고, 친환경차 판매량은 69만5382대로 37.2% 급증했다. 기아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도 308만7384대로 전년 대비 6.4% 늘어났다. 특히 친환경차 판매량은 57만6000대로 전년 대비 18.2% 증가했고, 친환경차 판매 비중 또한 19.1%로 2.3%포인트 상승했다.

미국과 유럽으로 대표되는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성장도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북미 판매량은 도매 기준 108만4000대로 전년 대비 1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럽 판매량도 62만1000대로 5.8% 늘어났다. 기아도 미국과 서유럽 시장에서 판매 성장을 이어갔다. 기아의 지난해 4분기 미국 판매량은 17만8000대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고, 서유럽 판매량은 12만4000대로 6.7% 늘어났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에 따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전기차 라인업 본격 확대를 통한 친환경차 시장 리더십 강화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아가 지난해 10월 12일 ‘2023 기아 EV 데이’에서 국내에 처음 공개한 EV3 콘셉트(왼쪽부터), EV5, EV4 콘셉.<사진제공=기아>

◇현대차·기아, SUV·하이브리드차·전기차 중심 판매 추진

현대차는 올해 ‘디 올 뉴 싼타페’ 등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지속 강화해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볼륨 차종인 투싼과 G80의 부분변경 모델을 앞세운 고수익 차종 중심의 라인업 재편도 병행한다.

현대차가 이날 공개한 올해 연간 도매 판매 목표는 전년 대비 0.6% 증가한 424만대다. 전년 대비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4~5%,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는 8~9%로 설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 위축, 환율 변동성 등 여러 대외 경영 환경 악화에도 지속적인 믹스 개선과 원가 혁신을 통해 목표 달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투자 계획도 내놨다. 현대차는 올해 연구개발(R&D) 투자 4조9000억원, 설비투자(CAPEX) 5조6000억원, 전략투자 1조9000억원 등 총 12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양산 차종 수 증가와 미국 조지아 신공장 건설 본격화 등을 고려해 미래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기아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쏘렌토, 스포티지 등 SUV와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판매 성장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플래그십 전기차 EV9의 해외 판매를 본격화하고, EV3·EV4·EV5 등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소형 전기차를 출시해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해 전년 대비 3.6% 증가한 320만대의 도매 판매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기아 관계자는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101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3.4% 증가한 12조원, 영업이익률은 0.3%포인트 오른 11.9%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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