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상반기 부진 하반기 만회하나…미, 중국산 전기차 관세폭탄 ‘호재’ 작용

시간 입력 2024-05-15 07:00:00 시간 수정 2024-05-14 14: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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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중국산 저가 전기차 관세 4배 늘리며 ‘완전 통제’ 나서
K-배터리 3사 주요 고객사인 미국 완성차 업체 공급 안정성↑
중국의 상호주의에 입각한 보복 관세 우려…“국내 기업 유탄 맞을수도”

(왼쪽부터) LG에너지솔루션 오창에너지플랜트·삼성SDI 헝가리 법인·SK온 미국 조지아 1공장 전경. <사진=각사>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저가 전기차에 대한 관세 확대를 시사했다. K-배터리 3사는 미국산 전기차에 주로 배터리를 납품하는 만큼, 전방산업인 완성차 업계의 재고 소진과 맞물려 하반기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풀이된다.

미 정부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100%로 올리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25%에서 4배를 확대한 조치로,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가 자국 기업들에 미칠 피해를 선제적으로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미국 완성차 업체의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중국과 무역장벽을 세우지 않으면 전 세계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 회사들을 무너뜨릴 것이다”고 말했다.

관세가 적용되면 미국 완성차 업계가 자사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차 메이커들에 배터리를 공급중인 K-배터리 3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SDI의 주요 고객사는 BMW,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이 있고 SK온의 주요 고객사는 현대차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포드 등이 있다. LG엔솔의 경우, 자동차 OEM 업체 5개사의 매출 비중이 약 61%에 이르는데 중국 업체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K-배터리 3사는 미 정부가 추진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도 함께 추진해 나간다. IRA는 전기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특히 중국 정부의 통제·관할에 있는 법인을 해외우려기관(FEOC)으로 지정하면서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했다.

IRA는 소비자의 구매를 촉진하고 K-배터리 3사와 같은 제조사에도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를 지급한다. IRA AMPC에 따르면 1킬로와트시(kWh)당 배터리 셀은 35달러, 모듈은 10달러의 세액공제를 적용한다.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해 양산에 나선 LG엔솔과 SK온은 지난해부터 IRA AMPC를 실적에 반영했다. LG엔솔은 지난해 연간 IRA AMPC로 총 6769억원을 반영했고 SK온은 6170억원을 책정했. 삼성SDI도 내년 미국 1공장을 본격적으로 양산에 나서면서 IRA AMPC를 반영해 실적을 키워 나갈 예정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추진 중인 대 중국 규제의 일환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전기차에는 한국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전기차에 높은 관세가 적용되면 상대적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대중 관세정책이 국내 기업에 오히려 역효과로 돌아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관세폭탄에 중국도 보복관세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30%에 육박하는 높은 관세로 이미 미국 전기차 시장에 중국 기업들이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높은 관세는 중국이 보복 관세를 적용할 여지를 남기는 것이다”며 “보복 관세에 따른 유탄을 우리 기업들이 맞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기업들이 우회적으로 수출창구를 늘려나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BYD 등이 미국과 FTA를 체결한 멕시코에 공장을 짓는 등 우회수출을 준비 중이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이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서 미국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관세를 물릴 수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중국 기업이 미국 내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명분을 내준 꼴이다”며 “관세 장벽을 아무리 높여도 중국 기업이 미국의 기준에 맞춰 제품을 생산한다면 국내 기업들의 경쟁자만 늘리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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