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올해 신차 키워드 ‘전기차’…아이오닉7·EV3 출격

캐스퍼 일렉트릭·아이오닉7·EV3·EV4 출시 앞둬
보급형 전기차 시장 선점·전기차 대중화 선도 목표
중저가 전기차·전기 SUV 수요 굳건…가성비 관건

현대차 전기 SUV 콘셉트카 세븐.<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전기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라인업을 대폭 확장한다. 전기차 대중화 선도를 위한 보급형 전기차 시장 선점이 신차 전략의 핵심이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과 아이오닉7, 기아 EV3와 EV4가 일제히 연내 출격한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안에 캐스퍼 일렉트릭(가칭)을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캐스퍼의 전기차 버전이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기아 레이 EV와 배터리, 모터 등 핵심 부품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 EV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최고출력 86마력, 최대토크 15kg·m의 구동 모터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최대 205km를 달릴 수 있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NCM)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겁지만, 가격과 안전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실구매가는 전기차 보조금 적용 시 1000만원 후반~2000만원 중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생산은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맡는다. 현대차의 위탁을 받아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지난해 11월 4일부터 12월 10일까지 37일간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전기차 생산시설 구축을 완료했다. 전기차 시설물 설치와 생산시설 연동 시 운전·보완을 끝낸 뒤 차체공장, 도장공장, 조립공장의 가동 준비를 시작했다.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시험생산을 거쳐 하반기부터 캐스퍼 일렉트릭의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차는 준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7을 하반기 국내 출시한다. 아이오닉7은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에 이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세 번째 전용 전기차다. 현대차가 ‘2021 LA 오토쇼’에서 처음 공개한 콘셉트카 ‘세븐(SEVEN)’을 기반으로 하며, 비슷한 체급의 기아 EV9과 정면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7 생산을 위해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아산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약 45일에 걸친 설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아 EV3 콘셉트.<사진제공=기아>

기아는 올해 EV6와 EV9에 이은 E-GMP 기반의 전용 전기차 EV3와 EV4를 필두로 승부수를 띄운다. 소형 전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EV3는 2분기, 준중형 전기 세단 EV4는 4분기 국내 출시가 유력하다. 기아가 지난해 10월 열린 ‘기아 EV 데이’에서 EV3 콘셉트와 EV4 콘셉트를 공개하며 밝힌 중소형 전기차의 가격대는 3만5000~5만달러(약 4600만~6600만원)다.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한 실구매가는 3000만~4000만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EV3와 EV4를 생산할 전초기지인 기아 오토랜드 광명 전기차 전용공장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오토랜드 광명 전기차 전용공장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하던 광명2공장을 개조한 현대차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오는 6월 가동을 앞두고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3일 열린 ‘현대차그룹 2024년 신년회’에서 “오토랜드 광명 전기차 전용공장은 EV3와 EV4를 연간 15만대 생산해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현대차·기아가 올해 보급형 전기차 시장 선점을 목표로 공격적인 신차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중저가 전기차와 전기 SUV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굳건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면서 가격 경쟁력과 품질이 화두로 떠올랐다”며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가성비 전기차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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