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LG, 2024년 ‘혁신·도전’ 나선다…경영 불확실성 타개·재도약 ‘방점’

시간 입력 2024-01-02 15:23:30 시간 수정 2024-01-02 15: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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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경계현 “초격차 기술 기반 근원적 경쟁력 강화”
최태원 “‘해현경장’의 자세로 SK 경영 시스템 다듬자”
구광모 “차별화 고객 가치 몰입해 미래의 LG 이끌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삼성, SK, LG 등 국내 산업계를 대표하는 재계 총수와 CEO(최고경영자)들이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맞아 대대적인 혁신과 도전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미래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LG 등 주요 대기업 총수 및 경영인들은 신년사에서 기술 초격차·고객가치 경영 등을 통해 당면한 경제위기를 타개하고 대도약의 토대를 마련하자고 주문했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강조해 온 초격차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방점을 찍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공동 명의의 신년사를 통해 “삼성전자를 이끌어 온 핵심 가치인 초격차 기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자”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50년 간 반도체 기술을 선도해 온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를 넘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은 체감 성능, 감성 품질 등 품질 경쟁력을 우선으로 고려하고, 고객 입장에서의 사용성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해 삼성전자만의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AI(인공지능), 에코(Eco),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션 등 미래 변화 대응력을 갖출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생성형 AI를 적용해 디바이스 사용 경험을 혁신하는 것은 물론 업무에도 적극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가자”고 말했다.

이어 “에코 이노베이션이 차세대 디바이스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며 “과거의 수동적인 친환경 대응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을 통해 미래 친환경 제품을 적극 발굴하자”고 전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한편, 회장 취임 3년차에 접어든 이재용 회장은 별도의 신년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그간 이 회장은 신년사를 발표하는 대신 현장 경영에 나서며 임직원들을 격려해 왔다.

재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영 불확실성이 올해도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재도약시키려는 이 회장이 ‘뉴 삼성’ 비전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만의 내실 있는 경영 시스템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새해 첫 날 신년사를 통해 “올해 우리의 경영 환경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운을 뗐다.

그는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 내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正音)을 낼 수 있다”며 “모두가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우리의 경영 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해현경장은 거문고 줄을 고쳐 맨다는 뜻으로, 옛 한(漢)나라 사상가 동중서(董仲舒)가 무제(武帝)에게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며 올린 건의문에서 유래한 말이다.

최 회장은 해현경장에 담긴 의미를 통해 관습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발상과 시도로 변화와 개혁을 추진할 것을 전 구성원에게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또 최 회장은 “급변하는 지정학(Geopolitics) 환경 속에서도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은 국력과 크기에 상관없이 에너지와 기후 위기, 디지털, 질병, 빈곤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만약 우리가 해결책(Solution)을 제공해줄 수 있다면 우리에게 더 큰 신뢰를 보낼 것이며, 지속 성장하는 공존의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SK그룹은 그린에너지, AI·디지털, 바이오 등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영위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우리의 장점과 역량을 결집하고 외부와 적극적으로 협력(Partnering)해 나간다면 이해관계자들이 필요로 하는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20일 일찌감치 신년사를 발표했다. 구 회장은 전 임직원에게 최고의 고객 경험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차별적 고객 가치’에 몰입하자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남들과 다르게’의 수준을 넘어 새로운 생활 문화의 대명사가 되는 가치를 ‘차별적 고객 가치’라고 정의했다. 그는 차별적 고객 가치를 만든 사례로 트롬 스타일러와 건조기, 전기차 배터리, 올레드 등을 소개했다.

구 회장은 “지난 5년 간 고객 가치 혁신을 위해 노력하며 높아진 역량만큼 고객의 눈높이도 높아졌고, 모든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고객 경험 혁신을 이야기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최고의 고객 경험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차별적 고객 가치에 대한 몰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나갈 가치들은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이나 눈높이를 훨씬 뛰어 넘어 고객에게 놀라운 감동을 주고, 미래 고객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가치들이 만들어지고 쌓여갈 때 LG가 대체 불가능한 ‘Only One’의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구 회장은 “차별적 가치는 고객에 대한 마음에서 싹트고, 끊임없는 시도로 결실을 맺는다”며 적극적인 실행을 강조했다. 아울러 구 회장 스스로도 현장의 소리를 귀담아듣는 데 솔선수범 하겠다고 다짐했다.

구 회장은 “차별적 고객 가치는 이미 우리 DNA 안에 깊이 자리해 있다”며 “LG그룹의 모태인 락희(樂喜)화학공업사는 사명에 ‘고객에게 즐겁고(樂), 기쁜(喜) 경험을 주겠다’는 의지를 담았었다”고 전했다.

이어 “LG에게 고객 가치는 이름을 걸 만큼 중요한 약속이었다”며 “그 약속이 지금의 LG를 만들었고, 미래의 LG를 이끌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진정한 차별적 가치를 향한 도전이 고객 감동으로 이어지고, 감동한 고객들로부터 받는 사랑이 우리의 자부심이 되는 2024년이 되면 좋겠다”며 신년사를 마무리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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