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아이폰16’ 1차 출시…삼성·애플, ‘AI폰’ 대결 본격화

시간 입력 2024-05-13 07:00:00 시간 수정 2024-05-10 17: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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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상 처음 아이폰 1차 출시국 포함
MZ 세대 선호 토대로 판매 확대 나선 듯
AI 폰 선두 갤S24 인기 저지하려는 전략
삼성·애플, AI 스마트폰 주도권 다툼 예고

애플이 차기작인 ‘아이폰16’ 시리즈를 올 하반기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1차 출시국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출시된 삼성전자의 첫 AI(인공지능) 스마트폰 ‘갤럭시S24’의 인기를 저지하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다.

아이폰16에 AI 기능이 대거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갤S24의 안방인 한국이 1차 출시국에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삼성전자와 애플 간 AI 폰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국내 통신사들에 올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6의 1차 출시국에 한국이 포함된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애플이 아이폰 1차 출시국에 한국을 포함한 것은 처음이다. 그간 애플은 단 한번도 한국을 아이폰 1차 출시국으로 선정하지 않았다. 가장 최신작인 ‘아이폰15’의 경우를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에서야 신형 아이폰을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 중국, 호주, 영국 등 1차 출시국에서는 그보다 한달 전인 같은해 9월부터 이미 제품을 판매했다.

한국이 매번 1차 출시국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은 주요국 보다 한달여를 기다려야만 최신 아이폰을 구매할 수 있었다. 애플이 우리나라를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으로 1차 출시국에 이름을 올리면서 신형 아이폰을 사기 위해 해외로 원정을 떠날 필요가 없게 됐다.

애플 아이폰16 시리즈 콘셉트 이미지. <사진=맥루머>

일각에선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아이폰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아이폰 판매량을 더 확대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최근 애플은 글로벌 판매 부진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은 2억2000만대로, 지난해보다 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일컬어지는 중국에서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를 인용해 중국 화웨이가 올해 첫 2주 동안 중국 스마트폰 시장 판매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SCMP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5월 미국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거의 모든 사업에서 미국 기업과 협력을 금지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앞서 2020년 2분기 중국 시장과 더불어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가 본격화하자 출하량이 급격히 하락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 5G’를 앞세워 화웨이가 약진하면서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였던 애플은 선두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올 1분기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더 크게 줄어들었다.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1년 새 19.1%나 감소하면서 애플의 점유율은 4%p 축소된 15.7%에 그쳤다. 애플은 비보(17.4%)와 아너(16.1%)에 밀려 3위에 머물렀다. 화웨이(15.5%)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애플의 뒤를 바짝 따라 붙었다.

이렇듯 애플이 세계 각국에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 시장에서는 여전한 인기를 자랑한다. 지난해 공개된 아이폰15는 국내 시장에서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아이폰15 구매자 10명 중 8명은 20~30대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의 첫 AI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시장에서는 애플이 올 초 출시된 갤럭시S24의 인기를 저지하기 위해 아이폰16 국내 출시를 서두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애플은 AI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트렌드에 한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애플은 지난 2007년 세상에 아이폰을 선보이며 단숨에 혁신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최근 AI와 관련해서는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애플이 주춤하는 사이 삼성전자는 갤S24를 출시하며 AI 스마트폰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갤럭시S24는 온디바이스(On device) AI 기반 스마트폰 시장의 ‘글로벌 스탠다드’로 부상했다.

갤럭시S24 시리즈의 가장 독보적인 AI 기능은 통화 중 ‘실시간 통역’ 기능이다. 서로 다른 언어로 소통하는 사용자가 전화 통화를 할 때 실시간으로 양방향 통역해준다. 별도의 앱 없이 단말기에 기본 탑재된 ‘전화’ 앱을 통해 지원된다. 지원 언어는 한국어를 비롯해 중국어(간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힌디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폴란드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 13개 언어다.

실시간 번역 기능도 갖췄다. 기본 ‘문자’ 앱을 포함해 국내외 주요 모바일 메신저 앱에서도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지원 언어 수는 실시간 통역 기능과 동일한 13개 언어이다. 구글과 협업을 거쳐 탄생한 AI 기반 검색 기능 ‘서클 투 서치’도 눈길을 끈다.

팀 쿡 애플 CEO. <사진=애플>

강력한 AI 기능을 탑재한 갤S24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자 위기감을 느낀 애플은 부랴부랴 AI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이달 2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생성형 AI에 대해 제품 전반에 걸쳐 큰 기회가 있다고 믿고 있다”며 “AI와 관련해 큰 발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다음달 예정된 ‘WWDC(세계개발자회의) 2024’에서 자체 개발 생성형 AI 모델 ‘에이젝스’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아이폰 OS(운영 체제) ‘iOS18’ 등 소프트웨어에 탑재될 생성형 AI 기능도 전격 선보일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6 시리즈에 AI 기능이 대거 적용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AI 비서 ‘시리’와 웹브라우저 ‘사파리’ 등 애플 내장 앱에 AI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은 AI 기능으로 중무장한 아이폰16을 앞세워 삼성의 갤럭시S24에 도전장을 내고, 추격의 속도를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갤럭시의 안방인 국내 시장에서 AI 폰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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