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신규 설비 투자 집행률 ‘55%’ 그쳐…‘연 80% 벽’ 넘을까

시간 입력 2023-11-30 07:00:01 시간 수정 2023-11-29 17: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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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슬로바키아 공장 투자 집행률 50% 미만 기록
한국 공장 절반 겨우 넘겨…멕시코·인도 70% 이상
중장기 전략 지속 추진…내년 전기차 전용 공장 구축

기아의 올해 3분기 누적 시설·설비 투자 집행률이 약 55%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는 남은 4분기 시설·설비 투자에 집중해 전기차 전용 공장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30일 기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1~3분기 시설·설비 투자액(연구개발비용 제외)은 1조2866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아가 올해 초 책정한 연간 시설·설비 투자 목표액이 2조3599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투자 집행률은 54.5%를 기록했다.

기아는 매년 조 단위의 시설·설비 투자를 단행한다. 국내 공장을 비롯해 미국, 슬로바키아, 멕시코, 인도 등 해외 공장의 생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신제품 개발, 공장 신증설, 보완 투자 등을 통해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완성차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기아의 2017년 시설·설비 투자액은 1조5258억원으로 연간 시설·설비 투자 목표액(1조5087억원) 대비 투자 집행률이 101.1%에 달했다. 당해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수치다. 이후 기아의 시설·설비 투자 집행률은 2018년 96.5%로 소폭 하락한 데 이어 2019년 98.4%, 2020년 99.4%로 2년 연속 상승했다.

다만 2021년을 기점으로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기아의 2021년 시설·설비 투자액은 1조3955억원으로 연간 시설·설비 투자 목표액(1조8918억원) 대비 투자 집행률이 73.8%에 그쳤다. 지난해 시설·설비 투자 집행률이 78.1%를 기록하며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2년 연속 80%의 벽을 넘지 못했다.

기아는 올해 1~3분기 광명, 화성, 광주 등 국내 공장에 9543억원을 투자했다. 국내 공장에 대한 연간 시설·설비 투자 목표액(1조8118억원) 대비 투자 집행률은 52.7%로 절반을 겨우 넘겼다. 같은 기간 미국 공장에 대한 투자 집행률은 47.7%, 슬로바키아 공장에 대한 투자 집행률은 40%에 머물렀다.

반면 멕시코 공장과 인도 공장에 대한 투자는 비교적 꾸준히 이뤄졌다. 기아가 올해 1~3분기 멕시코 공장에 투자한 금액은 1294억원이다. 멕시코 공장에 대한 연간 시설·설비 투자 목표액(1787억원) 대비 투자 집행률은 72.4%를 기록했다. 이 기간 인도 공장에 대한 투자 집행률은 80%로 기아가 보유한 글로벌 공장 중 가장 높았다.

기아 인도 공장 차량 생산 라인.<사진제공=기아>

기아는 글로벌 공장의 생산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남은 4분기 시설·설비 투자를 당초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지난 4월 공개한 중장기 사업 전략에 따라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약 3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에는 내년 기아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구축한다. 현재 스토닉, 리오 등을 생산 중인 오토랜드 광명을 전기차 제조 시설로 전환하는 게 골자다. 내년 EV3와 EV4를 시작으로 전용 전기차 생산에 돌입한다.

기아 관계자는 “공장 관련 투자 비용은 계약금, 중도금, 잔금 등을 나눠서 처리하기 때문에 투자 시점과 반영 시점이 다소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다”며 “중장기 사업 전략에 맞춰 국내외 사업장의 안정적 생산을 위해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가 다소 낮은 시설·설비 투자 집행률을 기록한 것과 달리 글로벌 공장 가동률이 대폭 개선된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기아가 운영 중인 글로벌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1~3분기 90%에서 올해 1~3분기 100.8%로 10.8%포인트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생산 정상화와 함께 공장 가동률 회복이 본격화한 모습”이라며 “대내외 환경 변화에 맞춰 설비 투자를 유동적으로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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