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휘황찬란…백화점 3사는 지금 ‘화려함 경쟁중’

시간 입력 2023-11-12 07:00:01 시간 수정 2023-11-13 07: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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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화려해지는 롯데·현대·신세계 3사 크리스마스
‘인증샷 명소’ 역할 두고 경쟁… 연말 집객 효과 노린다
격전지는 명동…롯데, 을지로 입구에 ‘소공에비뉴’ 조성

서울 중구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적용된 모습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서울 중구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적용된 모습 <사진제공=롯데백화점>

크리스마스가 한 달도 더 남았지만 서울 주요 백화점들은 벌써부터 휘황찬란한 야경을 뽐내고 있다. 최근 백화점이 크리스마스 ‘인증샷 명소’로 부상하자 백화점 3사가 일찌감치 장식을 마무리한 결과다. 

12일 국내 백화점 3사(롯데·더현대·신세계)는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여의도 더현대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주요 점포에 대규모 크리스마스 장식을 선보였다. 지난해의 경우 할로윈 참사로 인해 백화점들이 사회적 분위기를 파악하느라 크리스마스 장식이 늦었지만 올해는 빨랐다. 

화려한 크리스마스 연출은 집객 효과가 우수하다. 이 때문에 백화점 3사는 연말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크리스마스 장식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일 ‘소망(My Dearest Wish)’을 주제로 한 2023년 크리스마스 테마에 불을 밝혔다. 비주얼(Visual, 시각적)테마는 ‘마이 디어리스트 위시(My Dearest Wish)’로 연말이면 편지로 안부를 전하던 옛 감성을 담았다. 특히 명동 본점의 ‘소공 에비뉴(So-Gong Avenue)’에 가장 공을 들였는데, 이번 테마의 비주얼과 전체 스토리가 이곳에 집대성 됐다.

소공 에비뉴는 본점이 시작되는 을지로 입구역 앞에서부터 약 100미터 가량의 거리다. 이곳에서는 일몰 시간(5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일루미네이션을 볼 수 있다.

15미터 높이의 ‘자이언트 트리’가 들어선 을지로 입구를 시작으로, 본점 외벽에는 3층 높이의 유러풍 ‘크리스마스 상점가'를 구현한 구조물이 설치됐다. 별관인 영플라자 외벽엔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해 크리스마스 테마의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 명동 본점, 잠실, 인천, 동탄, 부산 본점 등 5개 점포를 비롯해 크리스마스 테마를 전국 각 점포로 순차 확대할 예정이다.

정의정 비주얼 부문장은 “지난해 연말에 선보인 크리스마스 테마가 많은 고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이에 보답하고자 연초부터 곧장 올 연말 테마 연출 준비에 돌입했다”며, “비주얼 뿐만 아니라, ‘정세랑’ 작가의 스토리까지 더해 더욱 풍성해진 올해 크리스마스 테마를 통해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꿈과 희망’을 한번 꺼내 들여다 볼 수 있는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 5층 H빌리지 <사진제공=현대백화점 그룹>
여의도 더현대 서울 5층 H빌리지 <사진제공=현대백화점 그룹>

현대백화점은 외관보다 실내 공간에 힘을 줬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 포레스트의 3300㎡(약 1000평) 규모의 ‘H빌리지’에 크리스마스 연출 공간을 꾸렸다. 이는 실내에 조성한 크리스마스 연출 가운데 국내에서 손꼽히게 큰 규모다.

H빌리지의 올해 테마는 ‘해리의 꿈의 상점(La boutique d'Harry)’으로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유럽 작은 공방들이 모여있는 이국적인 골목길을 구현했다. 부티크(상점), 가로등, 간판, 카트 등 다양한 조형물이 조성됐다. 며칠 전 있었던 1차 사전 예약에는 접속 인원이 2만명 이상 몰려 순식간에 마감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쇼핑객들의 안전한 환경 유지를 위해 이 기간 동안 안전관리 인력을 평상시 대비 두 배 이상 확대 운영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해는 단순 전시가 아닌 고객이 머물고 즐길 수 있는 공간 구현에 중점을 뒀다”며 “장인들이 살고 있는 작은 공방 거리를 동화적으로 구현해, X세대 고객에게는 과거 골목길의 향수를, MZ세대 고객에게는 이국적인 풍경의 골목길에서 새로운 경험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고 연출 개요를 밝혔다.

장식 경쟁의 시발점이 된 신세계백화점은 1년 간의 준비 끝에 올해 명동 본점에 최대 규모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선보였다. 2021년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미디어파사드와 일루미네이션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관심을 얻으면서 현재의 크리스마스 장식 경쟁이 촉발됐다.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적용된 크리스마스 장식 <사진제공=신세계>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적용된 크리스마스 장식 <사진제공=신세계>

신세계백화점은 크리스마스 인증샷 명소 강자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올해도 본점 외관에 역대 최대 규모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했다. 여기에는 375만 개의 LED칩이 사용됐다. 지난해 ‘Magical Winter Fantasy(매지컬 윈터 판타지)’라는 글자를 새겼던 돌출부(발코니)까지 올해는 모두 LED로 덮었다. 이로써 외벽 전체가 63x18m 크기의 거대한 스크린으로 탈바꿈해 깊어진 몰입감과 생동감을 선사한다.

이곳에서는 ‘신세계 극장(SHINSEGAE THEATER: from legacy to fantasy)’이라는 주제로, 한 편의 크리스마스 판타지 극을 선보인다. 영상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 땀 한 땀 공들인 한편, 자원 절감에도 힘썼다. 올해 발코니에 추가된 일부를 제외하고는 지난해 썼던 약 350만 개의 LED칩과 철골 구조물을 재활용했다.

지난해 미디어 파사드를 직접 보려는 인파로 교통 혼잡이 야기됐던 만큼, 올해는 안전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한다. 본점 주변과 맞은편 건물에 펜스를 설치하고 그간 혼잡도가 높았던 주요 지점에 안전요원을 중점 배치했다.

나아가 외국인 관광객 모객 수단으로도 활용한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전광판에 본점 크리스마스 영상을 15초 맛보기로 내보내고, 12월 한 달 간 아시아나 항공기 국제선 전 좌석 기내 모니터에 광고를 싣는다. 또 ‘씨트립’ 등 중국 온라인 여행 플랫폼과 동남아시아 대표 OTT 뷰(Viu)에 광고를 삽입했다.

유나영 신세계백화점 VMD 담당은 “신세계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을 기다려주신 고객들께 한 편의 공연을 선사해 드린다는 마음으로 1년 가까이 정성을 다해 준비했다”며 “잠시 환상의 세상으로 떠나, 잊을 수 없는 ‘홀리데이 드림’을 꾼 듯한 여운을 가져가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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