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공룡’이 어쩌다…롯데쇼핑, 업계 3위 자리마저 ‘위태’

시간 입력 2023-11-10 07:00:02 시간 수정 2023-11-10 06: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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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연매출 30조 넘었지만 지난해 15조원대 ‘반토막’
2019년 이마트에 매출 역전…쿠팡 합류로 3위로 떨어져
4위 GS리테일과 3분기 매출 격차 6000억원까지 좁혀져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제공=롯데쇼핑>

명실공히 국내 유통업계 공룡으로 자리매김 해온 롯데쇼핑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주력 사업들이 부진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악화됐다. 

오랫동안 업계에서 연매출 1위를 달리던 롯데쇼핑은 지난 2019년 이마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다 올해 쿠팡이 이마트를 추월하면서 롯데쇼핑은 3위로 떨어졌다. 1~2위와의 분기 매출 격차도 4조원대까지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GS리테일이 무섭게 롯데쇼핑을 추격하고 있어 3위 자리를 놓고 다퉈야 하는 처지가 됐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올해 3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3조7391억원, 영업이익은 5.3% 감소한 142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롯데쇼핑은 2016년만 해도 연매출이 30조794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쇼핑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성장이 둔화됐고, 2017년을 기점으로 실적도 우하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연매출은 15조원대로 전성기의 절반 수준이다.

부진이 계속되자 롯데쇼핑은 외부인사 수혈, 혁신 전략 수립 등을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도 점포 리뉴얼, 이커머스 강화, 슈퍼-마트 통합 소싱 등 다각적인 강구책이 시행됐지만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올해 3분기 실적을 보면 이커머스를 제외한 △백화점△할인점△슈퍼△홈쇼핑△컬처웍스△전자제품전문점 등 6개 사업의 매출이 전년보다 하락했다.

매출 하락으로 롯데쇼핑의 업계 순위도 내려가고 있다. 이마트에 1위 자리를 내어 줄 때만 해도 1위 복귀의 가능성이 있어 보였으나 쿠팡이 등장하면서 3위로 주저앉았다. 

롯데쇼핑과 쿠팡·이마트와의 매출 격차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이마트 3분기)에 따르면 롯데쇼핑과 쿠팡의 매출 격차는 올해 3분기 기준 4조 3637억원, 같은 기간 이마트와의 매출 격차는 4조788억원이다.

최근엔 편의점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GS리테일에도 쫓기는 신세가 됐다. 롯데쇼핑과 GS리테일의 매출 격차는 작년 3분기 1조573억원이었으나 올해 3분기는 6489억원까지 좁혀졌다. GS리테일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5% 늘은 3조902억원이다. 

양사의 연간 매출 격차도 2018년 9조1292억원에서 지난해 4조2496억원으로 줄었다. 에프앤가이드 전망치에 따르면 올해 말에는 3조원 초반대로 더 좁혀질 수 있다. GS리테일의 연매출은 2013년 4조7086억원이었으나 지난해 11조2264억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김원재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3분기 실적과 관련 “2023년 3분기에는 고금리, 고물가 현상에 따른 경기 침체 및 가계 소비 심리 둔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마트와 슈퍼, 하이마트 등에서는 수익성 개선 노력이 유의미한 성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비전 아래 고객 중심의 경영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을 이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23일 롯데그룹 2024년 정기 임원 인사가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임기가 끝나는 임원에 대한 책임 인사가 행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상현 롯데유통군HQ 총괄대표를 비롯해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와 나영호 롯데온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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